서양은 하나의 음식(Food)을 먹는다. 한식은? 하나의 식단, 밥상(Diet)에서 밥과 반찬을 먹는 문화다. 그래서 "무엇으로 밥을 먹지?"는 한식을 표현하는 가장 짧은 문장이다. 누구나 입맛과 기호에 따라 반찬에 대한 젓가락 선택권을 끝까지 보장받는 것이 한식이다.

'음식 다양성의 한식, 과학으로 노래하다'라는 부제가 붙은 <한식 인문학>은 음식 다양성의 보고(寶庫)인 한식을 과학으로 재해석한 대중서다. 공동체 농경문화로 발전하며 성장해 온 5000년 우리나라의 음식 역사의 원형과 기원, 미래까지 과학자의 통찰력과 사유로 사사적 문맥을 갖춰 쓴 인문학서다. 필자는 책 곳곳에서 한식과 관련한 오류를 바로잡는다.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에 의문을 품고 유전자 분석과 고문헌 해석 등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잘못된 지식은 바로 바로 잡고, 증거는 낱낱이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한다. 세계의 장수지역인 지중해와 프랑스, 북유럽과 북극해,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건강 음식과 한식을 비교·분석해 '지속 성장'의 눈으로 한식에 희망을 품게 하기도 한다.

대중 인문서인 만큼 쉽게 읽힐 수 있도록 한 장치도 만들었다. 각 장마다 "하하, 그렇구나!" 코너를 만들어 발견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문자가 없는 요하문명권에서 출발한 한식의 원형(原形)에서부터 탄생과 본질, 그리고 맛과 영양 가치를 깊이 있게 담았다.

부산일보=박진홍 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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