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라는 학문을 공부했다. 이 학문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변화시켰으며,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게 만든, 내 인생의 커다란 모멘텀(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이었다. 이후 정신병원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며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였다. 일과 공부는 물론 병원에서의 인간관계도 잘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어쩔 수 없으면 즐기자'라는 모토와, 환자에게 하듯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해 주려고 한 덕분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학생들이 자신 속에 있는 긍정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어려운 클라이언트(의뢰인)들을 원조할 때 물질적 원조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고, 살아갈 이유를 갖게 하라고 가르쳤다. 이러한 교육과 연구는, 인간 속에 내재된 긍정성을 어떻게 하면 발견하고 끌어 올리며 삶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에 천착하게 했다.
 
이후 나는 줄곧 인간관계 교류를 분석하는 교류분석이론에 치중하면서 긍정심리학을 함께 접목하는 시도를 하였다. 이때 하버드대 긍정심리학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해피어'의 저자인 탈 벤 샤하르의 '완벽의 추구'는 나에게 큰 공명을 불러일으켰다. 내 속에 공존해 있던 불행한 완벽주의자와 행복한 최적주의자를 선명하게 인식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완벽의 추구'는 책 제목과는 달리 역설적으로 '완벽'이 성공과 행복을 위한 최고의 척도라는 그릇된 믿음을 버리라고 하며,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최적주의로의 삶의 방식을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소개하고 있다.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사람들은 대개 완벽주의자들이다. 이들의 마음에 공통적으로 자리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한 거부, 성공을 즐기지 못하고 거부하는 마음이다. 완벽주의와 최적주의의 중요한 차이점은 전자는 본질적으로 현실을 거부하는 반면, 후자는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나 인생 전체가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탄탄대로이길 기대한다. 실패하거나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으면 극도로 실망하고 당황한다. 반면 최적주의자는 실패를 삶의 일부이자 성공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욱 강해지고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흔히 인생을 풀코스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렇듯 긴 여정에 실패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 행복한 삶의 유일한 조건은 실패가 없는 삶이라는 생각과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는 사람 중 누가 행복할까?
 
나는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완벽한 성공 또한 없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완벽이 아닌 최선을 추구하라. 그리고 과정을 즐겨라. 이 모두는 내 삶의 모토(신조)이자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이다.


>> 이영호는
1960년 부산출생.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교류분석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해시건강가정지원센터 소장으로 김해의 건전한 가정문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센터는 2011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기관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저서 '관계의 미학 TA' 가 2011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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