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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노포 '한우물 가게'서 깊은 맛과 멋 느껴요~!
  • 수정 2019.11.19 13:28
  • 게재 2019.11.12 15:10
  • 호수 446
  • 3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 김해시가 최근 개업한지 30년 이상 된 가게 26곳을 발굴해 ‘한우물가게’로 선정했다. 양복점 미죠사를 포함해 음식점과 사진관, 떡방앗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미죠사’의 황행길 사장이 종이에 본을 뜨고 있는 모습. 이경민 기자


김해시, 30년 이상 된 가게 선정
음식점·양복점·사진관 등 26곳
3대 대물림 가게 대거 포함
지역특화 관광콘텐츠 개발 목적
현판 전달·백년가게 지정 계획



최근 노포(老鋪)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 자체만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소상공인이 가게를 오래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대개 최고의 상품을 만든다는 '장인정신'과 한 우물 파기에서 나오는 전문성, 그리고 정직한 경영철학 등이 요구된다.
 
김해시는 이달 초 개업한지 30년 이상 된 가게 26곳을 발굴해 '한우물가게'로 선정했다. 한우물가게는 '한 우물을 파는 장인정신이 대를 이어 널리 번창하는 가게'를 뜻한다. 시는 앞으로 역사·문화·전통을 담은 노포를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콘텐츠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오랜 세월 장인정신 이어져
 
구제 옷가게가 늘어선 김해 서상동의 작은 골목에는 황행길(78) 씨가 운영하는 양복점 '미죠사'가 5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갓 스물을 넘겼던 젊은 사장은 이곳에서 삼남매를 길러내고 삶의 전성기를 보냈다. 팔순을 앞둔 그는 이제 국내 맞춤양복계의 장인으로 손꼽힌다.
 
황 사장이 운영하는 양복점 미죠사는 얼마 전 '한우물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64년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김해에는 35개의 양복점이 존재했다"며 "한때 직원을 25명 둔 적도 있다. 자주 밤을 새야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고 회상했다.
 
양복점은 90년대 초 기성복이 유행하면서 사양산업이 됐다. 요즘은 체구가 커 몸에 맞는 기성복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미죠사를 방문한다. 종종 그의 오랜 고객들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가게를 찾는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과 민홍철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도 단골손님이다.
 
황 사장은 "사람들은 모두 서로 다른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맞춤옷은 자기 몸에 꼭 맞기 때문에 편하게 입을 수 있고 보기에도 좋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어울리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 김해 최초의 중국음식점 ‘경화춘’.
▲ 음식점 ‘화포메기국’의 대표메뉴 ‘메기국’.



■음식점·양복점·사진관 등 26곳
 
시는 지난 9월부터 한우물가게를 찾는 시민공모를 진행하고 각 읍·면·동 추천을 받았다.
 
현장평가를 거쳐 엄선된 가게에는 음식점이 대거 포함됐다. 경화춘(중식), 만리향(만두), 똘똘이식당(소고기구이), 소문난횟집, 대동할매국수, 불암정(장어구이), 남광식당(곱창전골), 구강춘(중식), 기장복국, 화포메기국, 낙동식당(한식), 시장횟집, 마포숯불갈비가 해당된다.
 
1930년대 초반 한림면에 문을 연 음식점 화포메기국은 3대째 운영돼 온 오래된 가게이다. 이곳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할머니인 김윤영 씨가 과거 화포나루터가 있던 곳에서 주막집을 개업했다. 이후 어머니를 거쳐 지금의 김민철 사장이 물려받았다. 메뉴는 옛날부터 메기국과 장어구이였다.
 
김 사장은 "고기 손질과 양념을 어머니로부터 배워 직접 하고 있다. 누나와 아내가 같이 돕는다"며 "가끔 할머니와 어머니가 운영할 때 오시던 손님들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되어 자식들과 함께 찾곤 한다. 향수를 느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군 복무 중인 아들도 학교를 다니며 요리자격증을 취득했다. 제대하면 가게에 나와 일할 것"이라며 "백년가게가 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의미도 있지만 생계가 걸린 일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잘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상동에 자리한 경화춘은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김해 최초의 중국음식점이다. 1950년대 대만 화교 곡소득 씨가 내동에서 가게를 시작했다. 15년 전에는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3대째 이어가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만두전문점 만리향도 곡 씨네 가족이 운영한다.
 
음식점 이외에도 회현이용원과 봉황이발관, 봉황참기름, 김해자전거, 보림사진관, 무지개사진관, 월세계사진관, 금능마크사(기획품), 성광표구사, 외동떡방앗간, 왕릉청과(과일), 한림당(귀금속) 등 다양한 업종이 한우물가게에 선정됐다.


 


■시 "관광지 연계 특화 상품 개발"

김해시는 앞으로 시 문화관광 홈페이지·블로그·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집중 홍보하고, 이달 중 개업년도 등이 적힌 한우물가게 현판을 해당 가게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백년가게' 사업과 연계해 한우물가게가 백년가게로 지정될 수 있도록 공단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시 관광과 조광제 과장은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관광추세에 맞춰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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