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온 나라를 몇 달 동안이나 쥐고 흔들었던 조국사태는 그토록 공정을 외쳐오던 사람이 자기 자식에 대해서는 제도와 규정의 빈틈을 찾아 저지른 불법과 편법의 전형이었기에 사람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은혜 장관도 국감에서 정시확대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지만, 청와대가 교육부와 협의도 없이 정시확대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수능 정시를 확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조국 가족의 입시비리 의혹 이후 정시확대 여론이 커지자 입시를 다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그 이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대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으로 옮겨가며 여론은 오늘도 여전히 시끄럽다. 수능정시가 가야할 방향이 아니고, 수시 학종이 미래교육이 지향할 길인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의 불신이 있고,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 같다. 학종이 편법과 불평등의 중심에 있고 수능이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방식이라면 응당 학생부종합전형은 곧바로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2015년 미국 하버드대의 입학전형 결과 1등하는 학생 중 약 80%가 떨어졌다. 성적만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반증되고 독창적이고 비범한 사람을 원함을 알 수 있다.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한다는 헌법 조항이 우리나라 헌법에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교육에 대한 정책을 이야기 할 때 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하지만, 우리 교육의 역사는 정치와 이념에 의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가 정책을 변경해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혼선을 가져 왔었다. 거기에다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는 정책의 지속적인 충돌과 갈등이 교육현장에서는 지속적인 양질의 교육을 어렵게 만드는 일들이 많았다.

'교육'이 곧 '대입전형'은 아니지만 교육부를 비롯한 교원단체, 학부모회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모임이나 학생들이 대입전형에 얽매여 있다. 교육 문제에 관한 한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교육전문가처럼 행세하고 있지만 실상은 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는 무지한 수준이다. 대학입시 제도만 보아도 해방 후 크게는 16번, 작은 정책까지 포함하면 35회나 바뀌었고, 대학입시 수시전형의 가지 수는  2016년 이후 2988개이다. 이러니 당해 연도 진학을 책임지지 않는 일선 학교의 교사들도 입시에 관한 자신감이 없어질 정도이니, 당연하게 일반인들은 대입에 관하여 무지할 수밖에 없어 입시 전문기관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전국에서 유능하다고 선발된 수백 명의 교수, 교사들이 모여 한 달 이상을 합숙해가며 출제하고 검토한 문제로 치른 수능도 매년마다 정답시비들이 나오고 있다. 과연 일선 학교 교사들이 행정잡무와 담임 업무까지 해가며 같은 학교내에 근무하는 불과 서너 명의 동과목 일선 교사들이 서로 머리 맞대봐야 어떻게 훌륭한 문제를 출제할 수 있는가? 이는 모든 책임을 일선학교의 교사에게 넘겨버리는 정책인 셈이다. 각 시도교육청들은 최근 3~4년 간 개정교육과정에 대비해 현장에 서·논술형 문제들을 배부해왔다. 일선에서 교육하는 교사들에게 내신 소수점 두 자리까지 산출해야 하는 내신을 맡겨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공정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표창장부터 성적에 기반한 수상실적, 이에 따른 학생부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과 특기사항 기재 등 모든 학생의 종합적 제반활동들은 책임지게 하고 있다.

이제 세상은 언제든지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구글 클래스룸 같은 기업체의 시스템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나 공동교실을 만들거나 실시간 소통할 수 있으며, 화상으로 얼굴을 보며 마치 같은 자리에 있듯 정확한 피드백도 온라인으로 바로 공유 할 수 있게 되었다. 크게 보고 먼 안목으로 교육을 보아야 한다. 이제는 시비와 민원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 교사들을 보호하고, 자유로운 교육활동이 보장되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여야 한다.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역방향으로 전환하지 말길 기원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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