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삼계동 대로변 상가에 빈 점포가 눈에 띈다. 김해시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금까지 점포 1417곳이 폐업했다. 하루 평균 4.5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경민 기자


올해 1417곳, 하루 4.5곳 문 닫아
장기 불황에 경쟁심화 겹쳐 고통
시 "각종 지원책 발굴 집중할 것"



김해 삼계동의 한 대로 상가에 공실을 알리는 '임대' 글자가 크게 나붙었다. 그 좌우 100여 m 구간에만 5~6개의 점포가 비어있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썰렁한 내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아직 남아있는 간판은 이곳에 화장품·액세서리·잡화점 등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두희공인중개사 이두희 소장은 "대로변에는 주로 판매점이 들어온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 이용객이 늘다보니 대로변 공실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상가를 찾는 사람 중에는 옷·공산품 가게 보다 음식점 업종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실제로 김해시내 곳곳에서 상가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올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1417곳이 문을 닫았다. 하루 평균 4.5개의 점포가 영업을 종료한 셈이다.
 
내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남·38) 씨는 "5년 전 삼계동·내외동·진영읍에서 5개의 점포를 운영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매출이 급격히 줄어 다 정리하고 두 곳만 남겨뒀다"면서 "대신 향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아직 별 반응은 없다"며 씁쓸해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등록면허세 대장 기준 2018년 개업 건수(제조업 제외)는 24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2134건에 비해 275건 늘어난 수치이다. 동시에 폐업도 2017년 1756건, 2018년 1764건을 기록해 전년대비 8건 증가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동남권 자영업 현황 및 시사점'을 보면 경남지역 자영업자도 2013년 42만 4000명에서 46만 2000명으로 4만 2000명이 늘었다.
 
경남의 인구 1000명 당 사업체 수는 2017년 66.9개로 전국 평균 61.8개 보다 많아 자영업자 밀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경영연구소 권민지 책임연구원은 "경남의 경우 주력산업인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관련업종 근로자 중 다수가 자영업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세·고령 자영업자의 비중도 전국 수준을 크게 웃돈다. 자영업 밀집도가 높아 경쟁이 심화돼 폐업률이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구조적으로도 취약한 상태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과 같은 전통서비스업 편중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등이 실제 자영업 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해시는 현재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제로페이 도입, 김해사랑 상품권 출시, 다양한 창업 관련 포럼·온라인마케팅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시 소상공인지원팀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소유통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소공인집접지구도 조성하는 등 자영업의 활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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