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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에 여자 연예인 사라진다? 불 붙은 찬반논란
  • 수정 2019.11.26 15:10
  • 게재 2019.11.19 14:04
  • 호수 447
  • 2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정부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소주병에 여자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라벨에 여자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가 있는 소주병들. 이현동 기자


 정부, 건강증진법시행령 개정
 술병 연예인 사진 금지 추진
"담배와 술 이중잣대 개선을"
 주류업계 "규제 너무 많아 애로"



보건복지부가 최근 절주정책의 일환으로 소주병에 여자 연예인의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류 광고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담배와 술 모두 건강에 해로운 1급 발암물질이지만 담뱃갑에만 경고문구·그림이 들어가 있고 소주병에는 연예인의 사진이 부착돼 음주를 미화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찬반논란이 거세다. 소주병에 여자 연예인 사진을 없애고 담배처럼 끔찍한 사진을 부착해야 한다는 주장과 소비자들이 술병에 부착된 모델을 보고 소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절주와는 관련이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올해 기준 국가금연사업에는 약 1388억 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반면 음주폐해 예방 관리사업 예산은 100분의 1수준인 약 13억여 원에 불과하다. 또한 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해 판매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담배·술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상품이지만 담배와 술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해 동상동에 거주하는 추 모(32) 씨는 "술을 규제하는 정책이 담배보다 더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흡연에는 엄격하면서 음주에는 너무 관대하다"며 "담배가 원인인 범죄는 거의 없지만 술은 음주운전·폭행 등의 원인이 되고 건강도 해친다. 1급 발암물질을 마시라고 광고하는 행위를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인제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 모(23) 씨도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담뱃갑과 달리 술은 오히려 연예인을 앞세워 마시라고 광고한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해당 술을 일부러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참이슬, 처음처럼, 좋은데이의 소주병에는 각각 가수 아이린, 배우 수지, 가수 김세정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뿐만 아니라 역대 소주병 모델은 당대 최고 여자 스타들이 도맡았다. 참이슬은 이영애, 김태희, 아이유, 아이린 등을 기용했고 처음처럼은 이효리, 고준희, 신민아, 수지를 썼다. 좋은데이는 박한별, 박수진, 박보영, 김세정 등이 모습을 비췄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주병 모델 때문에 소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복고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올해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진로이즈백'은 연예인 모델 사진과 술 판매량이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어방동에 사는 김 모(20) 씨는 "술을 마실 때 술병에 어떤 연예인이 있는지 자세히 본 적도 없다. 맛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굳이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는 것을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연예인 모델을 내세우면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회사 홍보일 뿐 음주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내외동 주민 허 모(26) 씨 역시 "소주병에 여자 연예인을 없앤다고 음주 문화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이런 것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한 것 같다"며 "OECD국가 중 우리나라만 술병에 여자 연예인을 쓴다는 이유를 들어 규제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기업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마케팅 수단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반갑지 않다"라며 "최근 김영란법, 페트병규제 등 주류업계를 겨냥한 규제정책이 너무 많아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자영업자 등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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