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우리소리예술단' 박시영 단장(윗줄 가운데)이 연습을 마친 단원들과 함께 다정하게 모여있다.

전통악기 통해 신명·자신감 불어넣어
실력 쑥쑥 … 외국 공연·시립악단 협연
사물놀이 전수 15년 보람도 커

"우리소리예술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소리를 전파할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예술단의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민속악을 이어갈 대들보구요."
 
김해지역 청소년들에게 사물놀이와 전통악기를 15년째 가르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우리소리예술단의 박시영(51) 단장.
 
1993년 김덕수 사물놀이패 한울림 예술단으로부터 영남농악, 상모, 판굿 등을 전수받은 박 단장은 1998년부터 김해지역 초·중·고등학교에 특별수업 강사로 활동하는 등 학생들에게 사물놀이 및 민속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또 2003년 우리소리예술단을 창단해 청소년들에게 국악을 전수해 현재 35명의 청소년 단원들과 해마다 정기공연을 개최하는 등 각종 축제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소리예술단의 청소년 단원 대부분은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소년소녀 가장, 한부모 가정, 가벼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다. 박 단장은 이 아이들에게 우리소리를 가르치며 아픔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삶의 희망과 즐거움을 함께 전하고 있다.
 
지난 2일 김해건설고등학교 뒤편에 위치한 우리소리예술단 연습실을 찾았더니 중·고등학생 10여 명이 저마다 상모를 쓰고 사물놀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박 단장이 아이들을 한데 모으자 곧이어 한바탕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우리소리예술단의 사물놀이 공연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아직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지만 상모를 돌리는 모양새며, 각자 민속악기를 다루는 솜씨, 거기에다 흥을 돋우는 추임새까지 웬만한 성인국악예술단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연습실은 금세 후끈 달아오르고 한겨울의 날씨지만 반소매를 입고 있는 학생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아이들에 열정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실제 우리소리예술단 아이들의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연습실 벽면을 가득 걸려있는 상장들은 문화부장관상부터 각종 국악대회 대상까지 세어 보는데만 한참이 걸린다. 특히 이 예술단의 박현영(16) 군은 이미 국악신동으로 수차례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우리소리예술단은 지난해 9월 중국 문화교류단체의 초청으로 만리장성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벌였으며, 올 1월에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과 부산문화회관에서 설맞이 국악한마당 공연을 협연을 하는 등 매년 3~4회 굵직굵직한 공연에 선보이고 있다.
 
"13곳의 학교를 꾸준히 다니면서 끼와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발굴해왔어요. 저는 국악을 전수하기 전에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왔지요. 길게는 15년 짧게는 4년 동안 저와 동고동락하며 자라온 아이들이라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어요."
 
박 단장의 말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밖에도 우리소리예술단은 매달 정기적으로 김해지역의 양로원과 보육원, 복지관 등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위문공연을 펼치고 있다. 박 단장은 아이들과 국악공연 봉사활동을 나설 때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매일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는 박 단장은 3월이 되면 더 바빠진다. 51살의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부산예술대학 전통연희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우리소리예술단 아이들에게 더욱 수준 높은 가르침을 전해주고 싶어서죠.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우리소리를 전파하려는 제 열정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