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국대신 위안스카이>는 1882년부터 1894년까지 중국이 속번 체제를 내세워 한·중 관계 사상 전례 없이 조선을 옥죄고 간섭한 청국의 관리 위안스카이의 국권 침탈을 다룬 책이다.

중국 근대사 전문가인 이양자 동의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조선이 자주적 근대화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외세에 예속되는 길을 걷게 만든 결정적 인물로 청조 말기의 풍운아 위안스카이를 꼽는다. 임오군란 이래 갑신정변 진압의 공적으로 1885년 조선의 내정과 외교를 감시하는 요직에 오른 26세의 젊은 출세주의자 위안스카이는 리훙장의 속국화 정책을 더욱 자극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조선 고종 정권의 외교적 자주화, 자립적 내정 시도를 사사건건 봉쇄해 조선의 국권을 유린했다. 또 조선의 수도 한성과 내지를 청 상인이 영업할 수 있게 개방해 청국 상인의 조선 내지 밀무역까지 지원하는 파렴치한 침탈 행위를 자행했다.

위안스카이가 조선을 침탈했던 시기는 조선이 안팎의 모순을 극복하고 자주적 근대화의 길을 추구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

저자는 청나라가 서양과 일본에 대항해 중화제국의 부흥을 시도하며 조선을 침략한 역사를 알려주는 데 공을 들인다. 이는 오늘의 국제적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이 다시 중대한 고비에 이르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종과 민비 정부가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에 청나라를 불러들여 주체성 없는 외교적 선택을 하며 고립무원의 망국이 도래했다"며 "오늘날 위정자들이 책임감 있게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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