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1980년 이후 세계 하위 50%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상위 1%와 하위 50%의 소득격차는 1980년 27배에서 81배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2019 글로벌웰스 보고서에 의하면 전세계 0.9%가 44%의 부를 독점하고 있어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세계하위 50%가 차지하는 부는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통계 자료에 근거하더라도 세계적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에 있다. 한국 또한 백만장자가 74만명으로 늘었고 상위 1%가 30%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OECD 국가중 출산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사회복지수준은 가장 낮으며 노인빈곤율과 가계부채, 자살율은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 자본의 집중과 자본의 지배현상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정치민주화에 비해 경제민주화는 상대적으로 신자유주의체제 안에서 더디게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제는 공정무역 마을 만들기가 경제민주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무역은 대화와 투명성, 존중에 기초해 국제무역에서 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거래기반의 파트너십이다.

공정무역은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경제발전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생산자와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제공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또한 금전적 이윤보다 사람과 지구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가치와 거래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무조건적인 원조와 자선이 아니라 공정한 거래를 통해 함께 변화 발전을 추구하는 동반자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SDGs와 공정무역 10원칙은 이렇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생산자를 위한 기회제공, 투명성과 책무성, 공정무역실천, 공정한 가격지불, 아동노동과 강제노동 금지, 차별금지·성평등·결사의 자유보장, 양호한 노동조건 보장, 생산자 역량강화지원, 공정무역홍보, 환경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무역관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생산과 소비, 유통에서도 중요한 원칙이다.

한국의 공정무역 단체는 Peace Coffee, 아름다운커피, 기아대책, 얼굴 있는 거래 등이 있다. 공정무역제품으로도 커피를 비롯해 초콜릿, 바나나, 축구공, 의류, 식료품 등 우리의 일상에서 소비되는 제품들이 많다.

공정무역 마을만들기 운동 또한 아직은 발아의 단계이긴 하지만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인천시 같은 경우도 부서별, 자치구별 공정무역 제품 소비현황을 파악하여 포상하고, 서울시의 경우 시청 지하카페 공간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수도권을 비롯한 몇 개의 지역에서는 공정무역도시를 선언하고 공정무역을 지원·육성조례를 제정해 공정무역 시민대학, 축제 등 공정무역활성화를 위한 시민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넘어 통합과 포용으로 가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마을단위에서 생각하는 지구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이 필요하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역사회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은 지속가능한 지구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사회혁신, 마을혁신 그리고 공정무역과 같은 사회적경제기반구축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민사회에서의 사회적가치 확산, 소비자주권을 넘어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
요하다. 사회적가치가 사회적경제를 통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기관, 기업, 시민사회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제안하는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위한 5가지 목표는 공정무역지지 결의안(조례) 통과, 공정무역 제품 판매, 공정무역 홍보 및 캠페인, 지역사회(학교·종교단체)의 참여, 공정무역운영위원회 구성이다.

민관거버넌스를 통한 시민들의 윤리적 소비를 촉진하고 공정무역도시를 선포하는 것은 지구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발전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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