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라임 한 개 가격이 1천 원이예요. (말이 돼요?)"

캉런칸(37·부산 강서구)씨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김해 '외국인 거리'를 찾는다. 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4년 전 귀화한 '한국인'이다. 본래 국적은 파키스탄이다. 한 외국인 마트에서 만난 그는 "날씨가 추워지니 고향생각이 나 음식이라도 만들어 보려고 이 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말을 아주 잘한다.

▲ 파키스탄 출신 캉런칸씨가 비싼 라임값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쇼핑목록과 가격을 대조해 보던 캉런칸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마트에 진열된 채소류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금 커다란 구슬만한 라임 하나가 1천원, 언제 들여왔는지 물렁물렁해진 파파야 1개가 4천원이나 했다. 한국 고추와 모양새가 비슷한 태국 고추는 2천원. 태국 현지에서는 100원밖에 하지 않는다고 하니 20배 이상 값이 뛴 셈이다. 그는 "상점 주인들이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가격을 비싸게 받고 있다"고 불평했다.

'할랄푸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해 온 얼린 소고기 가격이 1만8천원(1kg). 게다가 싱싱하지도 않다. 그는 "싱싱하지 않아 맛도 없지만 나는 무슬림이라 어쩔 수 없이 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부산을 두고 김해까지 왔을까. 우울한 얘기가 나온다. 그는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부산 사상에도 외국인 마트가 여러 개 있긴 하지만 여기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며 "일부 외국 출신 가게 주인들은 폭리를 취할 뿐만 아니라 자기 나라 출신 미등록 외국인들을 협박해 자기 가게에서 물건을 사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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