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연말을 맞아 따뜻한 소식들이 더욱 특별하게 들려옵니다.

현대판 장발장으로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치다 들킨 부자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한 경찰관의 이야기, 장애인부부의 오랜기간 지속된 기부의 소식 등. 세상은 아직은 살만하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따뜻함을 그리워하는 듯합니다. 문화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뜨거운 심장을 가진 활동가분들을 만날때면 참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뜨겁게 만들었을까요?

이들은 왜 이런일을 하고 있을까요? 저에게도 많은 분들이 왜 이렇게 돈 안되는 일만 쫓아다니냐고 묻습니다. 왜 그럴까요?

얼마전 공익활동가들의 번아웃을 다룬 기사를 보며 공감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개 부재를 경험하면 결핍을 느끼게 되지만 항상 이 부분에 딜레마가 있습니다. 부재를 만드는 것은 활동가들에게 쉽게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이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창의도시추진을 위한 포럼이 진행됐습니다. 김해시는 창의도시로서의 가치를 고취시키고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등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창의도시사업의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을 설명하고, 타지역 사례로 인근 진주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공감 투어나 선진지 답사, 잘 된 사례들을 보면 많은 고민이 됩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인케이스'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지향 하더라도 우리의 상황과 현실에 맞게 고민을 하고 개선을 시켜야합니다. 지금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했을때 힘을 발휘하고 영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김해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고민들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잠시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지속적이지 못한 시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도는 경험치와 데이터를 남깁니다. 이것을 토대로 우리는 다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아쉬운 것은 다음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이러한 경험에 대한 활용이 적고 새로운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김해는 지금 어떤지 정확한 상황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동의되고 통계로 나와있는 짧은 시간 진행된 도시의 팽창, 그에 따른 타지역민과 이주민들의 유입, 원도심지역과의 갈등, 다(多)브랜드로 인한 노브랜드.

김해의 올해 가장 큰 성과는 다양하게 시도된 포럼, 크고 작은 지역과 그룹에서 여러가지 형태의 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바라기는 이렇게 산발적인 일들 뿐만아니라, 정기적으로 공론화된 시민참여의 장들이 꾸준하게 마련됐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이러한 시도와 이것을 통한 작은 성공들이 조금씩 시민사회의 성숙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필자가 늘 주장한 100년을 위한 10년의 준비, 10년을 위한 1년의 준비가 지금 정말 필요한 시기입니다. 공론의 장을 통해 이를 잘 만들어 가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지역활동가들이 필요합니다.

그저 잘 되고 있는 곳들을 부러워하고 맹목적으로 쫓기보다 그 지역의 백년, 천년을 내다보고 평가하며 우리에게 맞는 큰 그림을 그려야합니다.

김해가 문화도시를 넘어 창의도시로서 김해시민 모두가 당연한 행복을 누리는 도시가 되려면 이번 12월이 더욱 치열해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부터 시작될 김해의 용트림을 또 한 번 기대해봅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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