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면서 획일적인 아파트에 염증을 느꼈거나, 나이가 들어 한적한 곳에 살고 싶거나, 같은 여러 이유로 한 번쯤 마당 있는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상상 속 설계 도면에 자신만의 개성 있는 공간도 꾸며 보고 정원도 넣어 보고 확 트인 전경을 담을 넓은 창도 넣어 본 경험도 물론 있을 것 같다.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는 그런 바람을 현실로 구현한 집 12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 속 주택들은 마당을 품고 있다. 저자 말처럼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시선을 옮길 때 선물처럼 따라오는 게 마당이어서다. 담 높은 저택의 넓은 마당이 아니라 삶이 어우러진 생활 마당이어서 더 정감이 있다.

저자는 도시와 근교, 자연 지역, 농어촌 등 주거 환경에 따라 여러 모양과 기능을 갖춘 마당과 그에 어울리는 집을 알려준다. 가족 간 소통과 프라이버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은 어떻게 구성하는 게 좋은지, 가족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려면 어떻게 공간을 나누고 활용할 것인지 같은 내용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작은 단독주택으로 넓은 자연을 품을 방법, 공간을 통해 일상과 탈일상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도 말해준다. 상가주택을 지을 때 임대 세대와 공유할 수 있는 마당 설계 방안도 여럿 소개한다. 저자가 소개한 집 12채는 공간에 설명과 함께 다양한 사진도 보여줘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당은 집이고, 밥이고, 숨"이라는 저자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다. 

부산일보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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