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은퇴한 경주마의 여생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국내 경주마 3000여 마리 가운데 연평균 1400여 마리가 퇴역하고 있다. 이 중 약 35%정도만 승용마로 활용되는 실정으로 나머지 퇴역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손을 잡고 대안모색에 나서 눈길을 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소똥구리 복원사업에 은퇴한 경주마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소똥구리는 주로 소나 말의 배설물을 먹는 곤충으로 생태계의 대표적 분해자다. 소똥구리 8~9마리가 일주일에 말똥을 1~2㎏까지 먹는다. 가축의 분변을 빠른 시간에 분해해 생태계 물질 순환을 돕고 분변으로 인한 온실가스를 감소시킨다. 또한 분변 내에 해충 및 유해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현재 소똥구리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1970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소똥구리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1971년 이후에는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다. 방목이 감소하고 구충제·항생제의 대중화, 사료 보급 등 축산업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들어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소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가져와 증식 및 복원을 위한 연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말똥 구하기에 나선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는 퇴역경주마 활용에 고심해 온 마사회 부경본부와 상호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 12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경주 퇴역마의 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 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 공동연구, 말 산업과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기반 마련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부경본부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경주마로서의 활동이 불가능한 퇴역 경주마 1마리를 내년 3월 국립생태원에 우선 기증한다고 밝혔다. 이 경주마는 최병부 마주 소유의 '포나인즈'(국내산·5세)다. 지난 4월 앞다리에 심각한 골절을 입은 포나인즈는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수술과 재활치료 덕분에 현재는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최병부 마주는 "부상이 심각해 안락사까지 고려했던 경주마가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 도움을 주며 새 삶을 살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형석 부경본부장은 "한국마사회는 경마시행을 총괄하는 기관이자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마 복지향상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국립생태원과 함께한 이번 협약은 공공기관이 힘을 하나로 모아 경주마 복지 실현 및 멸종위기종 복원에 상생협력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멸종위기복원센터 최기형 센터장 역시 "퇴역 경주마를 활용한 소똥구리 복원사업은 환경정화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향후 자연환경보전정책 수립에도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경본부는 이번 협력사업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국립생태원에 마사시설 설치자문, 말보건 관리 등 다양한 정책지원을 할 예정이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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