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구산동 구지봉 일대에 백로가 집단 서식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지봉 일대 백로 서식지 변모
소음 악취 등 각종 부작용 속출
고통해소 우선·상생 ‘갑론을박’

김해 시가지에 집단으로 둥지를 틀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백로 처리 문제를 놓고 생태 전문가와 시민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김해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환경분과는 지난 20일 김해시청 소회의실에서 ‘천덕꾸러기 백로, 김해시 명물은 될 수 없을까?’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1천여 마리 백로가 지난여름 구지봉 일대에 둥지를 틀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 ‘천덕꾸러기 백로, 김해시 명물은 될 수 없을까?’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지난 20일 김해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수년전 불암동에 서식하던 백로는 터널 공사와 함께 수로왕비릉으로 서식지를 옮겼으나 지난 6월 중순, 구산동 광남백조아파트 맞은편 구지봉으로 이동하면서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새벽에 백로들이 우는 소리, 배설물, 폐사체, 먹잇감 썩는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여름 철새 백로는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음 및 악취 유발을 이유로 포획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또한 구지봉 일원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식하고 있고 사적지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백로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벌목 등의 행위가 어려운 지역인데다 아파트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경음기 등의 조류퇴치기 설치도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백로의 귀소본능에 따라 내년 봄에도 구지봉 일대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대체 서식지 조성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구지봉 인근 광남백조아파트 김동목 입주민대표는 이날 “백로와 사적지인 구지봉 보호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되지 않느냐”며 재발방지대책과 서식지 내 가지치기 등 정비를 강력히 요구했다.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 김성수 박사는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 보다는 서식지 환경정비 등 주민들과 상생하면서 김해시 환경에 맞는 대체서식지를 찾아 유도해 나가는 방안이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정진영 사무국장은 “사람이 당연 먼저지만 생태계의 보고인 백로 서식지 또한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백로 보호에 우선해야 한다”며 “대체 서식지를 조성해 유도 방법 등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은희 시의원은 제출문을 통해 “고통 받는 입주민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서식지 내 환경정비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며 “내년 똑같은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과 함께 대체서식지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사적지로 관리되고 있는 구지봉 내 서식지를 함부로 훼손할 수 없으나 초기부터 정착하지 못하도록 대응을 철저히 하고 가지치기, 대나무 숲 정비 등을 통해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생태계 보호와 주민이 상생하고 생태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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