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자 환자가 오후 늦게 구급차로 실려왔다. 극심한 허리, 양쪽 다리 통증으로 앉을 수도, 설 수도 없는 상태였다. 검사결과 디스크가 완전히 흘러나와 신경을 꽉 누르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어, 그 날 바로 레이저로 터져나온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는 시술을 했다. 극심했던 통증은 바로 잡혔고 다다음날 걸어서 퇴원했다. 한 달 뒤 다시 만난 환자. 밝은 얼굴이였지만 신경 쓰이는 통증이 남았다고 한다. 구급차로 내원했을 때의 통증이 100 이라면, 이건 10 정도의 통증이 잔존한 느낌이란다. 발등이 무디고 얼얼한 거 같기도 하고, 힘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다며 걱정했다. 환자에게 신경부종 현상이라 설명했다. 시술로 최대한 터져나온 디스크를 제거했지만 일부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부어있었던 신경으로 인해 통증이 남은 것이다. 약물이나 주사치료로 흡수 시킬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오늘은 디스크와 신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부분 디스크가 터지면 무조건 통증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검사를 해보면 특별한 증상이 없던 사람들도 디스크가 나와 있기도 한다. 확률상 50대 이상의 성인 50%에서 디스크 탈출증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아프지 않는 사람들은 왜일까? 선천적으로 통증에 무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는 나와 있지만 주변 조직의 염증이나 붓기가 없어 신경을 누르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탈출하게 되면 한 번의 자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수 일에서 수 개월동안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따라서 우선 염증과 붓기를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디스크 치료의 첫 번째다. 비수술 치료는 염증을 빨리 없애고 신경과 엉켜붙은 조직들을 분리해 통증을 잡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아프거나 당기는 저릿한 증상은 왜 지속되는 걸까?

환자마다 회복되는 기간이나 양상이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저리거나 쥐가 나는 등 잔여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까지도 나타날 수 있고 손상된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이다. 환자들에게 시술 후 남는 잔여통증에 대해 설명할 때 드리는 예시가 있다. 오랫동안 무거운 장롱의 무게에 눌린 장판은 그 모양 그대로 움푹 들어가게 된다. 장롱을 들어내더라도 장판이 다시 원래 모양대로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신경부종과 통증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참아서는 안된다. 앞서 말했듯이 붓기와 통증은 가능한 빨리 잡는 것이 중요하니 시술이나 수술 이후에도 꾸준히 보존적 치료 즉 약물, 가벼운 운동, 물리치료나 신경주사 등을 받으면서 기다려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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