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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응축된 대한민국 노동 현실책(BOOK)
  • 수정 2019.12.31 14:33
  • 게재 2019.12.31 14:33
  • 호수 453
  • 6면
  • 부산일보 오금아 기자(chris@busan.com)

처음에는 좋은 뜻에서 시작했다. 학부모 재능기부로 독서지도 수업을 하다 학교 측으로부터 도서관 사서 도우미 제안을 받았다. 경력이 단절된 자신에게 기회가 열리는가 기대했다. 열정적으로 일했고 학교 관리자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정규직 채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경야독 공부했다.

드디어 준사서 자격증을 손에 들고 기뻐하기를 잠시, 새로 바뀐 관리자는 정규직 채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오히려 월급제를 시급제로 전환해 고용 상태는 예전보다 더 나빠졌다. 복잡한 마음으로 고용노동청을 찾아가서 알게 된다.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도서관의 계약직 사서로 6년 동안 근무한 저자가 자신이 경험한 도서관 노동 현장과 학교와의 불공정 계약 조건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2019년 서울을 기준으로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노동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며 그들은 시간제, 기간제,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도서관계 종사자들이 정규직 채용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인식 탓에 늘 외면 받는다.

재계약 기간만 되면 신경이 곤두서고, 계약연장이라는 끈을 붙잡기 위해 부당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는 이들은 다른 곳에도 있을 수 있다. "알게 모르게 그냥, 원래 그런 거라고 당연하게 수용했던 것들이 자신을 미약한 존재로 만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도서관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부산일보=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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