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지역도 도로 곳곳 블랙아이스에 취약한 곳이 많아 행정 당국의 대책과 시민들의 안전 운전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블랙 아이스 사고 현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발생 우려 높은 지역 30곳 달해
 생림 나전고개, 장유 대청1교 등
 제동·조향 어려워 치사율 높아
"감속 운행 등 안전 유의해야"



블랙아이스(Black Ice·살얼음보다 얇은 얼음 코팅층)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김해지역도 도로 곳곳 블랙아이스에 취약한 곳이 많아 행정 당국의 대책과 시민들의 안전 운전이 요구되고 있다.
 
블랙아이스가 위험한 것은 차량 제동과 조향이 어려워 다른 어떤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합천에서 차량 수십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도 블랙아이스가 원인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37)씨 등 10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내린 비가 얼어붙어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생기면서 차량이 잇따라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령에서도 이날 도로 결빙 추정 사고가 14건 발생해 4명이 다쳤다. 이 외에도 이날 오전에만 함안·산청·진주 등에서 블랙아이스 추정 사고 40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면 상행선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연쇄 추돌로 6명이 숨지고 2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생긴 '살얼음'으로 눈·비·서리가 내린 뒤 터널 전후, 그늘진 도로, 고갯길에서 주로 발생한다.
 
얼음 자체는 검은색이 아니고 투명한데, 얼음 아래 아스팔트 등 도로가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블랙아이스라고 부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는 블랙아이스 상태 도로는 차량 제동과 조향이 어려워 치사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6∼2018년 경남에서 발생한 빙판길 사고는 모두 110건인데 치사율이 4.55%(5명)였다. 물기가 없는 마른 도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2.85%)보다 1.6배 높은 것이다.
 
경남지방경찰청이 도내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을 조사한 결과 58곳으로 나타났다. 김해는 창원(20곳) 다음으로 많은 15곳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보고 외에도 시·군 경찰서에서 따로 관리하는 구간까지 합치면 108곳으로 늘어난다.
 
김해중부서와 김해서부서에 따르면 김해지역 내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은 총 30곳으로 조사돼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지역 내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은 생림면 나전고개, 상동면 여차고개, 대동면 덕산고개, 장유 지역 대청 1교, 진영 본산 삼거리~거산스포츠센터 구간, 주촌 천곡교차로~지혜의바다 도서관 등이다.
 
최근 들어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당국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도로 살얼음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블랙아이스 취약 구간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결빙 취약구간에 조명식 안내표지판이나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설작업이 가장 취약하고 결빙이 우려되는 구간에는 제한적으로 도로 열선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해 지역도 블랙아이스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나서고 있다.
 
김해서부경찰서는 이와 관련, 도내 처음으로 '블랙아이스 알람제'를 전 지역으로 전파해 대응하고 있다. 블랙아이스 알람제는 지구대·파출소에서 순찰 활동을 강화해 결빙구간을 파악하고, 김해시·도로관리청 등 관련 기관에 알림을 줘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서 관계자는 "블랙아이스 우려 지역은 주로 터널 부근과 고개지만, 눈·비가 내리고 나서 그늘지거나 비탈진 곳은 어디라도 안전하지 않다"며 "앞으로도 비나 눈이 내려 도로가 블랙아이스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미끄러운 곳은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으려면 해당 구역에서는 규정 속도보다 20~50% 감속해 운행해야 한다"며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급회전 등을 최소화해야 하며 필요 시 스노우타이어나 체인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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