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평 지개태고개에 설치된 자동 염수 분사 장치.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블랙 아이스(Black Ice·살얼음)' 사고를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결빙 취약 관리 구간을 2배로 늘리고, 사고 빈발 구간에 도로 열선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행정안전부·경찰청과 함께 수립한 '겨울철 도로교통 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블랙 아이스가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릴 정도로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데 따른 조치다. 최근 합천에서는 블랙 아이스로 인해 도로를 달리던 차량 수십 대가 연달아 추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결빙 취약시간인 밤 11시부터 새벽 7시까지 순찰을 강화하고 수시로 노면 온도를 측정해 2도 이하일 경우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응급 제설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급경사·급커브 구간을 중심으로 결빙 취약 구간의 10%에 달하는 180㎞ 구간에 노면의 홈을 파고 배수를 촉진하기로 했다.

새벽에도 결빙 취약 구간을 알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내비게이션과도 연계해 주의 구간을 상시 안내할 계획이다.

영동선과 무안광주선 등 5곳의 사고 빈발구간에는 100m씩 도로 열선을 연내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도로 열선의 경우 100m당 약 2억 원의 설치비용이 드는 만큼 향후 설치 효과 등을 검증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결빙사고와 역주행 등 도로 내 돌발 상황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자동 감지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스마트 폐쇄회로(CC)TV도 설치한다. 우선 올해 안에 결빙 취약 관리 구간을 중심으로 기존 CCTV를 스마트CCTV 500대로 우선 교체하고, 4차로 이상 간선구간 등에도 2025년까지 매년 221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밖에 사고 정보를 뒤에 오는 운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도로전광표지(VMS)에 경광등·경고음 기능을 추가하고, 전달 체계를 개선해 내비게이션으로 사고 정보를 최대 30초 내로 제공할 계획이다. 겨울철 합동 과적 단속, 도로관리기관 간 협업 체계 강화, 도로 살얼음 안전운전 집중 홍보기간 지정·운영 등도 추진한다.

정부의 이같은 대응에 발맞춰 경남도 역시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사고 예방에 힘쓰기로 했다.

경남도는 월간전략회의를 열고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블랙 아이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대책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회의에서 "합천 국도의 41중 추돌하고는 빗길인 데다 블랙 아이스로 불리는 얇은 얼음이 얼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습 결빙구간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 규모와 비해 부상이나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점은 다행이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상습 결빙구역에 대한 안전대책을 다시 한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상급결빙구간 도로구조 개선이 가능한지, 안내가 돼 있는지, 도로결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군, 경찰과 협조해 사전대비가 가능한지 매뉴얼을 점검해 안전대책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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