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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을 살린 평범한 사람들의 인류애⑤ 2차대전의 숨은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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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0.12.28 14:11
  • 호수 5
  • 10면
  • 박현주 북칼럼니스트(report@gimhaenews.co.kr)

   
 
2010년 11월 23일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사건은 우리나라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중이며 분단국가임을 일깨워주었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떠올렸고, 전후세대 역시 두려움에 떨었다. 졸지에 삶의 터를 잃고 육지로 피란을 떠나는 연평도 주민을 바라보는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답답하고 애가 탔을 것이다. 전쟁 혹은 그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을 때 민간인까지도 함께 겪어야 하는 피해는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지구상에 단 하루도 전쟁을 치르지 않은 날은 없었다고 하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에서 분쟁과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목적과 이득을 위해서든 인간 세상을 전쟁으로 휩쓸어 버리는 것만큼 참혹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 2차 대전은 사상자의 수만 7천200만 명에 이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중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한 유대인의 수가 600만 명에 이른다.
 
거기에 포함되지 않고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어떻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무엇엔가 홀린 것처럼 여러 나라가 전쟁에 휘말린 그 때에도 인류애는 식지 않았다. 단지 힘없는 아이들이 영문도 모르고 핍박받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자국의 국민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잡혀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도운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토머스 J. 크로웰의 저서 <2차대전의 숨은 영웅들>은 유대인들을 돕기 위해 나섰던 이들이 위대한 장군이나 뛰어난 정치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임을 실화를 통해 보여준다. 우연히 전쟁에 개입하게 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용기를 내어 약자를 도운 것이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같은 사람들이었다.
 
유대인 난민들이 중립국을 거쳐 안전한 곳으로 떠날 수 있도록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면서까지 비자를 발급한 보르도 주재 포르투갈 영사가 있었고, 유대인 아동들을 안전한 영국으로 이주시키는 아동 수송 조직을 결성해서 협조한 사람들도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 유대 어린이들을 도운 조르조 펠라스카는 왜 유대인을 도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람들이 짐승처럼 취급당하는 모습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못 본 척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덴마크 국민들은 한밤중에 같은 건물에 사는 유대인을 체포하러 온 나치를 향해 "이 시간에 무슨 행패냐"며 쫓아 보내고 이웃을 숨겨주었으며, 국민들이 나서서 자국 유대인들을 중립국인 스웨덴으로 보내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집과 가게까지도 온전하게 지켜주는 놀라운 신뢰를 보여주었다. 덴마크 국민들은 "그들이 유대인이건 아니건 우리와 똑같은 덴마크 국민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그들을 박해할 권리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22가지 실화와 관련된 각종 기록과 사진,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이어지는 이 책은 타인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희생도 감수하는 인간의 의지, 나아가서는 인류애를 전해준다.
 
감동에 젖기도 하고 2차대전에 얽힌 역사공부까지 해 가며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의문 하나. 유대인이건 아니건 사람은 모두 귀한 존재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제쯤 이 세상의 전쟁이 멈추어 지는 것일까. 앞으로 '글로벌시티즌(세계 시민)'이 모두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지만 인간 내면에는 선의지가 깊숙이 잠재되어 있음을 믿고 싶도록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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