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그리고 올해 들어서도 벌써 2개월째 김해문화원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김해시와 김해문화원의 일부 이사들이 문화원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간섭과 소송 때문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김해시민 모두가 겪고 있다. 문화원의 프로그램이 당장 먹고 사는 일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의 문화의식과 교양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시 일어났다. 김해문화원 이사회의가 성원 부족으로 유회(성원 미달이나 그밖의 이유로 회의가 성립하지 아니함)된 것이다. 문화원의 현재 이사는 27명으로 50% 이상의 이사가 참여해야 이사회의가 성립하는데, 이날 13명만 출석했다. 1명이 부족해 이사회의를 열지 못한 것이다. 이사회의 안건은 '2011 사업결과 세입세출 결산 승인', '2012 예산 및 사업계획 승인'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게 목적이었다.
 
문화원 측은 "이사회의 5일 전에 대상자들에게 공문으로 통보했으나, 직장 등 개인 사정으로 일정 조정이 불가한 이사들이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안이 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 불참 이사 중에는 고의적으로 이사회의를 유회시키기 위해 불참을 한 인물들이 있다는 게 지난 1년간 문화원 사태를 주시해 온 상당수 회원들의 의견이다. 현 문화원장을 압박해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인물들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지난해 초부터 '이사회 소집', '이사회 결렬', '소송 제기'라는 말을 수차례 들어왔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김맹곤 시장의 지시에 따라 김해문화원의 '인적 쇄신'을 요구해 온 김해시는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만 검토를 거쳐 보조금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에서 "그 부분은 전임자가 한 일이라 모르겠다"라고 하는 것도 단골 레퍼토리다. 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시가 갈등을 조정하고, 시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할 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시와 일부 이사들이 사퇴시키고 싶어하는 김해문화원 허모영 사무국장은 지난 2005년 '문화관광부 장관상', 2008년 '제1회 대한민국 문화원상-개인창의활동부문', 2010년 '지역문화 경영과정 고급과정 우수상'을 수상한 문화원 운영 전문가이다. 지난 1986년부터 사무국장으로 일해오며, 김해문화원이 2010년 '대한민국 문화원상'을 수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김해의 문화일꾼이다.
 
창의적인 사업 계획안을 수립하고 주체적 실행지침을 세워 현실화시켜내는 인력은 교체 대상이 아니라 키워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지금 김해시와 일부 이사들은 훼방꾼 구실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지극히 비 문화적인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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