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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달라도 가족 향한 마음은 똑같죠"
  • 수정 2020.02.05 15:04
  • 게재 2020.01.21 14:01
  • 호수 456
  • 1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인도네시아에서 온 밀라(왼쪽) 씨와 남편 수나르디 씨, 딸 유진 양이 손·팔로 하트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다문화가정·외국인근로자 등
 설 보내는 외국인 사연 다채
"가족·친구 함께 모여 지낼 것"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가족·친지들을 만나고, 그동안 못 다한 정을 나눈다는 기대감에 시민들의 얼굴에는 벌써부터 미소가 가득하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김해 외국인들은 고국·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뒤로한 채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날을 보낸다. 일을 하느라 바빠 김해에 살면서도 정작 가보지는 못했던 김해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자국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외국인들에게 있어 한국 설날은 일종의 '휴가'와도 같다.
 
인도네시아인 밀라(34) 씨는 김해 동상동에서 인도네시아 음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따 가게 이름도 'Milla'다. 밀라 씨는 지난 2007년 남편 수나르디(36) 씨와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현재 15살, 10살, 6살 자녀를 두고 있고 외동에 거주하고 있다.
 
밀라 씨는 설 연휴에도 가게 문을 닫지 않고 손님을 맞이할 생각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운 탓에 연휴 기간 가게를 쉬는 것이 꽤나 큰 경제적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밀라 씨의 가게가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는 단순 식당을 넘어 휴식처이자 만남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평일에는 가게가 비교적 한가하지만 주말이 되면 친구를 만나거나 휴식을 취하러 온 인도네시아인들로 가게가 붐빈다.
 
밀라 씨는 "연휴에 가게 문을 연다고 해서 아쉽다거나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일을 한다기보다는 가족·친구들과 가게에 모두 함께 모여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쉬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야한다"며 웃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밀라 씨 가족은 그동안 단체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밀라 씨가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것도 2013년이 마지막이다. 그는 "함께 여행을 가고 싶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내년 설에는 스키장으로 놀러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소박한 연휴 계획을 세우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미얀마 출신 내탓아웅(31) 씨는 한국에 온지 올해로 5년째인 공장 근로자다. 체류기간 만료로 내달 8일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국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설날 연휴인 만큼 알찬(?) 연휴 계획을 구상 중이다. 그는 "24일에 인천시 부평구로 떠날 생각이다. 부평에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이전 설에는 미얀마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며 놀곤 했다. 올해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일자리를 찾으러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방문한 네팔 출신 무니람 씨. 이현동 기자


약 2년 전 네팔에서 건너온 무니람(23) 씨는 경기도에서 지내다가 한 달 전 김해로 왔다.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상태다. 네팔에 부인과 2살 아들도 있다. 무니람 씨는 "한국인들은 모두 친절하다. 한국음식도 맛있다. 특히 해장국과 미역국을 좋아한다"며 "한국이 좋아서 네팔에 대한 그리움을 가끔 잊기도 한다. 그래도 돈을 많이 벌어서 언젠가 가족을 만나러 고향으로 꼭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데이비드(20) 씨와 박 알렉산드라(22) 씨는 중도입국 자녀(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를 따라 자기 나라로 들어오거나 귀화한 자녀)다. 출신 국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최 씨는 2017년에, 박 씨는 2019년에 한국에 왔다. 둘 모두 현재 동상동에 살고 있다.
 
두 사람은 김해중부경찰서 김해다문화치안센터에서 운영하는 외국인명예경찰대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경찰학교체험에 참여했다가 다문화치안센터 직원에게 명예경찰대 활동을 제안 받은 최 씨가 박 씨에게 추천해 같이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연휴 계획을 묻자 두 사람은 "주변 이웃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는 순찰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늦은 시간에 바깥을 돌아다녀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술을 마시고 밤에 돌아다니는 등의 행위는 굉장히 위험하다. 즐겁고 들뜬 분위기 속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날이라고 할지라도 명예경찰대의 본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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