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을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김해시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도 농지와 산지에 들어차 있는 수많은 공장들을 보면서 김해시가 왜 이래! 여기서 어떻게 살어? 하며 김해시 난개발 실태를 보고는 실망감을 드러낸다.

1990년대부터 땅값이 싸고 규제가 없는 곳을 찾아 김해시 비도시지역에 들어서기 시작한 제조업 개별공장들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 기준으로 약 6천여개소 이상 들어서 있다(이는 김해시 총 제조업 개소수의 약 80퍼센트를 점유하는 숫자이다).

개별공장이란 계획적으로 조성된 산업단지 지역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비계획적으로 산발적으로 농지와 산지에 들어서 있는 공장을 지칭하는 것이다.

김해시가 경사도 11도 상한선 조례를 제정하는 등 개발행위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공장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김해시가 산업단지를 확충하여 31개 산업단지를 갖고 있음에도 난개발 개별공장들을 산업단지로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약 6천개소 이상의 김해시 개별공장 숫자는 시·군 기준으로 경기도 일부를 제외하곤 전국 최상위권이며 경남에서도 창원시를 제치고 경남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나홀로 또는 삼삼오오 농지와 산지에 들어서 있는 김해시 개별공장들은 기계·금속·화학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10인 이내 소기업들이 대부분이며 비계획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통,인력,환경 등 경영 인프라가 열악하고 소음·먼지·악취 등으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이 빈번하며 녹지공간과 경관을 해치는 등 부정적 요소들이 압도하고 있다.

또한 개별공장들은 지하수 오염과 지하수 고갈을 야기하고 초미세먼지 발생원으로도 주목되고 있어서 각종 개선이 시급하지만 그 수가 많고 도처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행정적 관리와 지원도 쉽지 않고 기업간 협업도 어려우며 설비 개선과 확장도 제약을 받아서 성장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음에도 산업단지로 이주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영세 소기업으로 재정이 빈약하여 비싼 신규 산업단지 분양가나 임대료를 감당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 산업단지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 산업단지들은 영세한 소기업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중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며 결국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개별공장들은 나몰라라 팽개침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시가 난개발 정비하겠다고 말은 하고 있으나 정작 하고 있는 것은 도로 정비나 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개별공장들을 이주시켜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나 계획은 전무한 상태로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많은 개별공장들이 밀집된 곳은 준산업단지로 지정하여 열악한 기간시설을 보완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강구할 수 있으며, 나홀로 삼삼오오 개별공장들은 인프라를 갖춘 산업단지로 이주시키는 근본적 해결 방안을 추진하되 영세한 소기업 공장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저가형 아파트형 산업단지를 새로 조성해야 하며, 아파트형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재정은 개별공장을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판매하여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아파트형 산업단지 조성과 개별공장 부지의 전원주택 개발사업은 기존의 난개발 정비 수준을 뛰어 넘는 혁신적 사업이므로 가칭 '김해시 난개발 개혁사업'이라고 부르고 싶다.

개별공장 부지를 정화·녹화하고 기간시설을 보완하여 전원주택단지를 아름답고 쾌적하게 만든다면 김해시민과 인근 시로부터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인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인프라가 구비되어 있는 아파트형 산업단지에 이주한 소기업 공장들은 경영효율을 제고하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며 전통 제조업 방식의 산업을 4차산업으로 전환시키는 노력도 부가하게 되면 미래성장 동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해시 백년 대계를 생각하면 난개발 정비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하여 근본적 해결을 위한 '김해시 난개발 개혁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