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내 다음으로 부산적십자 회장 맡아 주이소."

2013년 가을 김종렬 전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이하 부산적십자사) 회장은 배영길 당시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던 배 회장은 시 산하 공사 자리를 마다하고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인 부산적십자사 회장을 맡아 화제가 된 인물이었다. 김 전 회장은 "높고 훌륭한 사람이 가는 자리가 아닌가"라며 처음엔 고사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오랜 언론생활을 하면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해왔으니 적임자로 본다"는 배 회장의 격려와 "부산을 위해 봉사 좀 하시라"는 당시 허남식 부산시장의 요청을 받고 부산적십자사 회장직을 수락했다. 김 전 회장은 2013년 11월 28일 단독 후보로 나서 상임위원들의 만장일치 찬성 투표를 거친 뒤 대한적십자사 총재 인준을 받고 취임했다.

<사람·山·술>은 김 전 회장이 2013년 1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부산적십자사 회장 재임 기간 6년을 결산한 책이다. 김 전 회장은 SNS 적십자 활동을 비롯해 가족, 친구, 선·후배 등 사람과 즐겨 오르내린 산, 희로애락을 같이 한 술에 대한 사랑이야기도 곁들였다.

김 전 회장은 "신문사 사장 6년은 그리 더뎠는데 적십자 회장 6년은 후딱 갔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1월 27일 이임식을 하고 서정의 부산컨트리클럽 이사장에게 후임 회장을 넘겼다. 김 전 회장은 "역대 회장 맨 끄트머리에 이제 사진으로 남았다"며 "6년 임기 동안 성원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부산일보> 대표이사 사장,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장,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부산일보=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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