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광실업그룹 박연차 회장이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이에 따라 그가 설립한 태광실업의 앞날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해뉴스DB

박 회장 열정이 기업 성장 바탕
아들 박주환 등 빈자리 채워야
경영권 승계·비전 발표 관측



'신발업계 거목'이자 태광실업 창업주인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지난달 31일 별세한 가운데 그가 설립했던 태광실업의 앞날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남의 경영권 승계와 동시에 그룹 변신을 위한 제 2의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태광실업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박 회장의 생애가 오롯이 담긴 회사이다.
 
4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1971년 정일산업을 모태로 가내수공업에서 출발했다. 당시 신발 OEM의 대표적인 기업인 국제, 삼화, 진양 등의 신발 완제품 협력업체였다. 이후 1970년 후반 국내 종합상사의 해외 대규모 수주로 신발 완성품 업체로 첫 진출하게 됐다. 태광실업 법인명은 1980년 전환됐다.
 
1980년대 신발산업은 수출신장세를 회복하면서 생산과 수출액면에서 절정기에 이르게 됐다. 태광실업은 당시 전문 OEM업체로서 머규리, 뉴발란스, 컨버스 등과 거래 관계를 개시하게 됐다. 특히 태광실업은 1987년에 전 세계인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 태광비나실업을 설립하면서 고속성장에 진입했다. 1995년에는 중국에 공장 생산 기지를 이전했고, 지속적인 해외 시설투자 확대로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 인수를 기점으로 사업 다각화가 추진됐다.
 
2008년 태광파워홀딩스 설립, 2010년 베트남목바이 오픈, 2012년 일렘테크놀러지 인수, 2013년 정산인터내셔널 설립과 2014년 정산애강(前 애강리메텍) 인수 등을 거쳐 현재 태광실업그룹은 신발을 비롯, 화학, 소재, 전력, 레저를 아우르는 15개 법인 운영, 2019년 기준 매출 3.8조에 임직원 10만여 명 규모의 견실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태광실업의 이 같은 성장에는 맨손으로 국내 신발산업의 부흥기를 이끌어 신화창조를 이룬 기업인으로 평가받는 박 회장의 의지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태광실업은 이제 창업주인 박 회장의 빈자리를 아들 박주환(36) 부사장 등이 채워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달 초 자신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태광실업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기획조정실장인 박주환 씨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내는 등 경영권 승계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은 곧 경영권을 승계하는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 안팎에서는 박 부사장이 지난 5년 간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기 때문에 최규성 총괄사장 등의 보좌를 받으며 무리 없이 그룹을 이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룹 변신을 위한 제2 도약을 골자로 하는 회사 비전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 등은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한국·베트남 양국 교류 협력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박 회장의 뒤를 이어받아야 하는 임무도 맡게 됐다. 태광실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신해갈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향년 75세의 나이에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조화와 조의를 받지 않고 비공개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른다고 공식발표했지만 그를 애도하는 조문객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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