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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 만한 세상시론
  • 수정 2020.02.05 09:28
  • 게재 2020.02.05 09:26
  • 호수 457
  • 11면
  • 진혜정 시조시인(report@gimhaenews.co.kr)
▲ 진혜정 시조시인

최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20~2024년 동물복지종합계획'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보유세나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거둬들인 돈을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설치·운영비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려동물에 보유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독일, 싱가포르, 네덜란드, 핀란드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36개 국가의 8분의 1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반려견을 버리는 행동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유세가 도입되면 무턱대고 개를 입양하는 사람도 줄어들 거고, 결국 책임감을 가진 진짜 반려인만 남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 찬성측 주장 종합이다. 유명한 수의사 설채현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유세 도입이 단기적으로는 유기견이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감소할 거라 확신한다면서 정말 반려동물을 위해 올바르게 쓰여진다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애견인들은 "내 돈으로 반려동물 키우는 데 왜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나,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청와대에 반대 청원까지 올렸고, 특히 서민들이 반려동물 키우는 게 힘들어진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보유세를 도입하면 유기하는 사람은 보유세를 내지 않고,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보유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야하는 억울한 상황이 생긴다는 게 반대측 주장 종합이다. 물론 세금이라도 내도록 해서 반려동물 진료비를 표준화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정책도 대책도 미비해 보인다.

개를 키우지 않을 때는 잘 몰랐지만, 개를 키우다 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 하나를 경험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대했던 동물들이 내 가족이 되는 소중한 경험이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고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외로움도 기쁨도 같이 나눈다. 나를 믿고 의지하며 나의 존재를 더없이 반겨주는 누군가가 옆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희생과 봉사에 눈뜨게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생명체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1인 가구, 저출산, 노인 가구 증가로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섰다. 5명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예인 중에서 이효리는 유기견 순심이를 입양해 키우게 되면서 삶이 더 즐겁고 행복해졌다고 한다. 유기견 보호소에 있던 순심이를 데려와 가족이 된 이후로 동물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채식을 하면서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가고 있다. 동물이 행복해야 사람도 행복하다. 이제는 생명존중사회에 걸맞게 동물보호에 관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고 학대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반려견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길거리에 버려지는 유기견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죽어가거나 혹 구조된다고 해도 보호소에 맡겨졌다가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놓인다. 이러한 유기견을 돌보거나 후원하다가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례도 늘었다. 배우 성훈은 지난해 7월 유기견 양희를 임시보호를 하다 입양했다. 방송에서 홍역으로 죽음의 문턱에 있던 양희는 홍역의 후유증과 알 수 없는 트라우마로 위가 막힌 곳이나 줄을 무서워하고 몸을 떠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마침내 성훈의 사랑 덕분에 점차 건강도 회복하고 줄에 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산책에 성공하는 장면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그러나 방송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대형견이나 인기 없는 견종, 믹스견, 아픈 강아지들은 입양이 잘 안된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딸과 함께 서울 갈 일이 생겨 유기견 이동 봉사라는 것을 함께 해 봤다. 덩치가 커서 해외로 입양을 가는 유기견을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데려다주는 봉사활동이었다. 유기견은 자신이 새 주인을 찾아가는 줄을 아는지 모르는지 몇 시간을 이동하는 중에도 끙끙대거나 보채는 일이 없었다. 말을 걸어보아도 눈을 맞추어보려 해도 반응이 없어 마음이 아팠다. 마중 나온 또 다른 봉사자에게 유기견을 인도했는데 나중에 무사히 입양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예쁜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니 내 자식 일처럼 기뻤다. 큰딸은 서울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유기견 이동 봉사를 한다. 때마침 입양이 안 되었다면 그날이나 뒷날 안락사를 당할 아이들이었다니 보람 있는 일이다. 사람도 동물도 함께 행복한 세상이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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