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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시시콜콜한 이야기 함께 나눠요~"
  • 수정 2020.02.11 13:30
  • 게재 2020.02.11 13:29
  • 호수 458
  • 4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지난 6일 불암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 백영숙(왼쪽) 씨와 박은정 씨가 정윤심 씨의 집에 방문해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고 있다. 이현동 기자

불암동 '시시콜콜' 서비스
관내 고립가구 55세대 대상
노인 고독사·치매 예방 등 효과



"할머니~ 안에 계십니까~ 아이고. 주무시고 계셨는가보네."
 
"아이다. 내 안자고 있었다. 추운데 얼른 안으로 들어온나."
 
지난 6일 불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나온 사회복지사 백영숙 씨와 박은정 씨가 정수선(82) 씨의 집을 찾았다. 할머니는 두 사회복지사를 친딸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할머니 혼자 누워있던 작은 방에 여러 사람이 들어오니 이내 방이 사람사는 온기로 가득 찼다.
 
두 사회복지사가 정 씨의 집을 방문한 것은 불암동 행복센터에서 진행하는 '시시(See)콜콜(Call) 안녕하세요' 서비스 덕분이다. 이 서비스는 노인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불암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치매·우울증·질병 등으로 이웃과 접촉이 적은 불암동 관내 사회적 고립가구 55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매 가정마다 주1회 이상 꼭 방문해 안부확인, 말벗 서비스, 식재료 지원, 정서지원 등을 서비스한다. 사회복지사들은 하루 평균 10여 곳을 찾는다.
 
2인 1조로 한 팀인 두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 각자가 좋아하는 것이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정 씨의 집에 방문해서는 "운동은 갔다 오셨냐"고 묻는 등 안부확인부터 시작해 수도·전기요금 고지서를 확인해주고 작은 달력을 큰 달력으로 교체했다. 함께 칠교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정 씨는 필요한 물품이나 혜택을 지원해주겠다는 말에 한사코 "내가 지금 그런 것 해서 뭐하겠냐"며 "말벗이 되어주는 것에 만족한다. 혼자 있는 것 보다 같이 얘기하고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사회복지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다음으로 정윤심(79) 씨의 집을 찾았다.
 
"이리와~ 어서 들어와. 바닥 차니까 전기장판 위에 앉아." 정 씨는 유난히 밝게 웃으며 활기찬 모습으로 사회복지사들을 반겼다.
 
정 씨는 글을 잘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눈·손·발이 되어주는 두 사회복지사에게 고마운 마음이 남들보다 크다고 했다.
 
최근 근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박은정 씨가 어르신의 엄지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랐다. "맘에 들어요?" 하고 물으니 정 씨는 "여기 덜 발라졌어~"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정 씨는 문득 아들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딸들 같은 여성 사회복지사들만 교류하다가 뒤따라 집에 방문한 남자 기자를 보니 아들 생각이 난 듯 했다. 아들을 둘씩이나 먼저 떠나보냈다는 그는 "아들들을 안 떠올리려고 가족사진까지 모두 없앴다. 그만큼 힘들었다"며 "국가에서 잘 보살펴준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영숙 씨는 "봉사정신·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한마디 말, 행동 하나까지 매사 조심스럽다. 어르신들이 시시콜콜 서비스 덕분에 더 편하게 생활하고 기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 역시 "부모님 세대인 만큼 항상 따뜻하고 살갑게 다가가려고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수시로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찾아뵙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느끼고 있다. 노인들에 대해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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