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프랑스 한 노인요양원에서 벌어진 흥미롭고 감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책과는 담을 쌓았고 프랑스 고교생 80%가 통과한다는 대학입학시험조차 떨어진 소년이 노인요양원에 주방 보조로 취업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요양원엔 특별한 노인이 입원해 있다. 책을 너무 사랑하는 이다. 서점 주인이었던 그는 자신의 방을 책으로 가득 채울 정도인데 파킨슨병으로 독서를 할 수 없는 처지다. 이 둘이 만나며 벌어지는 케미가 흥미를 유발한다. 책을 싫어하던 소년이 이 노인에게 하루 한 번 책을 읽어주는 상황을 만나면서 소년과 요양원엔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둘 책을 읽어달라는 노인이 늘어나고 우울한 노인에겐 '소년의 책 낭독을 들어라'는 의사 처방이 내려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요양원에서 당한 부당한 처우와 모욕감에 힘들었던 소년은 책을 통해 정화된 자신을 발견한다.

소설의 전개 과정도 재미있지만,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 있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데, 책방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이렇게 말한다.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소설엔 노인의 사랑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도 담겨 있다. 작가는 노인요양원을 통해 이주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혐오, 갑질 상사 같은 프랑스 사회의 우울한 현실을 내비치면서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는다.

부산일보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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