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명서초등학교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여자축구팀을 창단하는 김해활천초등학교의 이종칠 교장과 서창수 코치, 예비 축구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말 김해 체육계에 여자축구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진앙은 바로 김해가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여민지(함안대산고) 선수이다. 여 선수는 올해 FIFA(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는 '17세 이하(U-17) 여자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를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여자청소년대표팀이 세계 축구를 재패하자 전국적으로 여자축구 붐이 일고 있다.

김해에서는 최근 김해활천초등학교(교장 이종칠, 이하 학교)가 처음으로 여자축구팀 창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육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학교가 여자축구팀을 창단하게 되면 창원명서초등학교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 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민지 선수가 김해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사이에서도 축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종칠 활천초등학교 교장은 "우리학교는 운동장이 인조잔디로 되어 있어 축구하기 좋은데다 박창선 유소년 축구클럽의 연습장소로 활용될 만큼 축구분위기가 고조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자축구팀을 창단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60여명의 여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학교는 이들을 대상으로 체력테스트를 실시하고 학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최종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선수선발을 위한 체력테스트에 참가한 박민주(활천초등 5년) 양은 "여자가 남자보다 축구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학교는 유소년 축구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서창수 씨를 코치로 선임하고 올 연말까지 동김해지역 7개 초등학교 4~5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30여명의 선수를 선발한 뒤, 내년 2월 초순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당초 지난 28일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예산지원과 선수선발 등의 문제로 일단 내년 초로 창단시기가 늦춰진 상태다.

코치로 선임된 서창수 씨는 "학생들이 축구를 즐기면서 익힐 수 있도록 놀이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요즘 아이들이 키도 크고 발육상태가 좋아 재능 있는 선수를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이다. 한 해 동안 초등학교 축구팀을 운영하는데 최소 3~4천만 원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빠듯한 학교예산만으론 벅차다는 지적이다. 당장 선수들의 유니폼과 축구화, 축구공 등을 구입해야하고 코치의 인건비 등 돈 들어갈 곳이 수두룩하다. 또 장기적으로 선수수급 문제도 풀어야할 과제 중에 하나다. 지금이야 여민지 효과를 등에 업은 축구 붐으로 인해 선수들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이들이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학할 때쯤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해지역에서 여자축구팀을 운영하는 중·고등학교는 아직 한곳도 없는 상태다. 이에 김해시교육지원청은 도교육청과 대한축구협회, 김해시체육회 등에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학부모와 동창회 등 지역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또 활천중학교와 협의를 통해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진학에 대한 선수와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우계명 김해시교육지원청 체육평생팀장은 "초등학교 여자축구팀 창단을 통해 엘리트 체육과 사회체육을 접목하고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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