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정 수정안과 원장

작년 12월 30일, 중국 우한시 우한중심병원의 안과의사 리원량이 녹내장 환자를 치료하던 중에 2003년에 유행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발견해서 보고함으로써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로 리원량은 유언비어 유포죄로 중국경찰에 체포되어서 심한 고초를 겪었습니다. 리원량은 그 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무죄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리원량은 풀려난 후에도 적절한 보호장구 없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급기야 지난 2월7일 새벽에 34세의 젊은 나이로 그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리원량의 아내가 둘째 아기를 임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더욱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리원량은 죽기 전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며 회복되면 일선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사망으로 발생 초기에 은폐에 급급했던 중국 당국의 책임론이 거센데, 중국 당국은 뒤늦게 리원량을 제갈량에게까지 비유하며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리원량을 우한 영웅으로 칭송하고 그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코로나-19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신종코로나폐렴, 우한폐렴 등으로 불리다가 지난 2월11일에 WHO에서 최종적으로 코비드-19(COVID-19)로 명명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로 부르도록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19일에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35세 교포 여성 환자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그 후 환자의 수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2월19일에 첫 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2월21일부터는 종교단체에서 발병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3월초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중국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10만 명을, 사망자는 3000명에 다가서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 사이에서 서로 전염되기 시작하는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들어섰고, 확진자들의 동선을 체크하고 있지만 환자의 수가 급증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19에 걸릴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으며 정상적인 사회, 경제, 문화적인 활동이 힘든 상태입니다. 

코로나-19는 박쥐, 뱀, 천산갑 등을 매개로 해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만 아직 확실한 감염 경로가 다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19의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스(SARS)나 메르스(MERS)를 일으킨 RNA바이러스의 또 하나의 변종입니다. RNA바이러스는 원체 변종이 많고 돌연변이도 잘 일으켜서 백신을 개발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예방이나 치료가 힘든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코로나-19는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인 '비말'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섞여서 나와 타인의 입, 코로 들어가서 감염되는 것인데 눈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기침을 한 번 하게 되면 약 3000여개의 비말이 전방 2m까지 분사된다고 합니다. 비말감염을 피하려면 감염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기침은 상대방을 피해서 소매에 하는 등의 기침 예절을 꼭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말뿐만 아니라 공기 감염도 일으키고 대·소변을 통해서도 옮겨지는 것으로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주된 증세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근육통, 정신혼란 등이 있고 두통, 인후통, 콧물, 가슴통증, 구토감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다소 높고, 사스나 메르스 보다 전염성이 높아서 전파 속도가 엄청 빠르나 다행히도 치사율은 낮다고 합니다만, 모든 전염병은 끝이 나야 그 병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게 의학계의 상식입니다. 이번 코로나-19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것은 발병 초기에 당국의 '무지와 무책임'으로 적절한 대응에 실패한 점이 크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부디 큰 희생 없이 이 재난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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