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장묘시설 ‘아이헤븐’의 정이찬 대표가 반려동물 장례문화 발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김해 첫 정식 등록 후 운영
"코로나19 감염 경각심 가져야"
"슬픔 공감, 감정 공유 마음 중요"



"우리 아이 떠나보내는 그 마음, 잊지 않고 아이들의 마지막 배웅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 2018년 김해 생림면에 들어선 반려동물 장묘시설 '아이헤븐'의 운영 슬로건이다. 아이헤븐은 김해시로부터 정식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은 김해 최초의 시설이다. 이곳을 시작으로 현재 김해에는 동물장묘시설 4곳이 정식 운영 중이다. 김해도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1만에 달하면서 동물장묘시설에 대한 수요도 2018년 약 20%에서 지난해 60%로 늘어나고 있다.
 
아이헤븐 정이찬(38) 대표는 "슬로건에 나타나있듯 동물도 자식이고 가족이다.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진심어린 장례 서비스를 보호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가족을 떠나보내는 사람의 마음은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절대 헤아릴 수 없다. 그들이 장례식장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환경·분위기를 조성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동물관련 지식·전문성을 인정받아 최근 전국 각지를 다니며 여러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동물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2006년, 11년을 함께한 반려견 '진진이'를 떠나보낸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 일로 그의 어머니도 크게 힘들어했다. 진진이를 떠나보낼 당시에는 동물장례문화가 지금보다 더 수준이 낮고 열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 대표와 진진이의 이별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슬픔에 빠져 경황도 없던 터라 진진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꾸며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정 대표는 이를 계기로 동물장례 관련 산업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
 
그렇게 2015년부터 아이헤븐 설립과 관련된 준비를 진행했다. 인근 주민들과의 마찰, 복잡한 행정 절차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야 정식으로 문을 열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진진이를 보낼 당시 진심어린 위로가 아닌 단순히 '사체를 소각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너무 안타까웠다"며 "이 일을 내가 하게 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같이 슬퍼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가족을 떠나보내는 사람과 떠나가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아이헤븐을 찾는 고객들을 대하다보니 이들도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잘 보내준 것 같아서 위로가 되고 마음이 편하다. 고맙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개업 이래 서비스에 불만족해 불평을 제기한 사례가 없다고 정 대표는 귀띔했다. 
 
정 대표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가슴이 아려온다. 이들의 슬픔을 악용해 불법으로 운영하는 장묘시설이나 이동식화장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식업체와 그렇지 않은 곳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동물과 사람 간의 전염 여부나 건강 관리법에 대해 문의하는 보호자가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정 대표는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관련한 연구 사례가 없다. 때문에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걸리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내 아이가 코로나19 감염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길 바란다. 웬만하면 동물과의 산책을 자제하고 외출했다면 손·입 등 동물과 접촉이 잦은 곳을 청결히 한 후에 동물을 만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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