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복음병원 비뇨의학과 안재현 과장이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복음병원

전립선 커져 배뇨장애 유발
50대 이후 흔해 삶의 질 저하
참으면 방광손상 등 합병증도
정밀검사 후 치료 받아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필수



  밤에 잠을 자다가 자주 깨는 김 모(58) 씨. 김 씨는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은 꼭 깬다. 깨고 나면 잠이 잘 안와 뒤척인다. 이런 날들이 계속되다보니 김 씨는 항상 피곤하다. 낮에도 자주 소변을 봐야한다. 그래서 김 씨는 차를 오래 탄다든지, 오랜 시간 화장실에 못 갈 형편이라면 아예 물을 잘 안 마신다. 억지로 먼저 소변을 보기도 한다.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전립선비대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해복음병원 비뇨의학과 안재현 과장은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져 방광 하부 소변이 나오는 통로(요도)를 막아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단순 설명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좀 더 복잡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그중에서도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에 의한 영향'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안 과장은 "요도가 좁아지면 방광에서 나오는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잔뇨가 생기며, 이차적으로 방광조직에 변화가 생기면서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빈뇨, 절박뇨가 생길 수도 있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방광이 과팽창 돼 방광 수축 기능이 떨어지며, 요로감염이나 방광결석 등의 2차적 질환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 나도 혹시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앓을 정도로 흔하다.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렇다고 꼭 나이든 사람만의 질환은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서구화된 식생활과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을 가진 젊은 층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상은 이렇다. 소변 줄기가 감소하는 '약뇨', 배뇨까지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 있다. 또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절박뇨' 등 다양하다.
 
전립선비대증의 문제는 우선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삶의 질이 떨어진다. 참는다고 대수는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 불편은 더해진다.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하면 전립선암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방광기능이 점점 손상되고 방광결석이나 요로감염 등 각종 합병증까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증상을 줄이고, 발생 가능한 합병증을 예방하고자 한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문진과 직장수지검사, 요류측정 검사, 소변검사, 전립선특이항원검사, 경직장초음파검사, 요도경·방광경검사 등을 통해 전립선비대증을 진단하고 전립선암을 감별한다.
 

■ 치료는 어떻게?
 
전립선치료는 크게 보면 대기요법과 약물요법,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대기요법은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환자가 견딜만한 수준인 경우 일정 기간 동안 경과를 관찰하면서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전립선 근육 긴장을 완화해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이 있다. 원리는 평활근을 이완해 전립선과 방광 입구를 열어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거나 남성호르몬 작용을 억제해 전립선 비대증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식이다. 이에 더불어 방광 수축기능을 도와주는 콜린제, 야간뇨 형성 자제를 줄여주는 항이뇨호르몬 등의 악물이 추가 될 수도 있다.
 
안 과장은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수술 치료로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수술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술은 절개하는 것이 아니라 내시경을 통하여 시행하고 레이저를 이용해 상처가 없고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수술 후에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치료를 받고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며 주기적인 검사를 병행해야하는 질환이다. 약물치료를 받을 때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며, 수술치료를 받더라도 전립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커져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 예방은 가능한가?
 
전립선비대증은 특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의 일종이기 때문에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예방은 가능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좌욕이 좋은 예이다. 평소 체중을 조절하고 내장지방 양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것은 좋지 않으며, 과음도 삼가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피로를 줄인다. 탄수화물, 섬유질, 채소, 과일, 생선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된다. 된장이나 두부 등 콩 함유 음식과 토마토가 전립선비대증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자극성 강한 음식이나 음료, 커피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복음병원 비뇨의학과 안재현 과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