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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다대포 배경 멸치잡이 후리질책(BOOK)
  • 수정 2020.03.04 09:32
  • 게재 2020.03.04 09:31
  • 호수 461
  • 8면
  • 부산일보 오금아 기자(chris@busan.com)

그림책 <후리소리>는 부산 다대포를 배경으로 전승되는 부산시 시도무형문화재 '후리소리'를 소재로 했다. 바닷가 근처에 몰려든 물고기를 그물로 휘몰아서 잡는 후리질. 조선시대부터 1960년대까지 다대포 마을 사람들이 봄, 여름, 초가을에 멸치잡이 후리질을 하며 부르던 노래가 후리소리이다.

힘든 노동을 이겨내기 위해, 작업의 흥을 돋우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독려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대포 후리소리'를 함께 불렀다.

멸치 철이 돌아왔다. 순지네 마을 사람들도 바빠졌다. 그들은 작업을 하러 오가며 섭이 삼촌의 닫힌 방문을 향해 한 마디씩 했다. "많이 아프냐. 어야든지 마이 묵으래이." "메르치 들어오나 안 가 볼래." 순지도 용기를 내 크게 외쳤다. "삼촌아, 기다린데이!" 우리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혼자 아파하지 말라고. 공동체 모두가 너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을 거는 모습이다.

사람들의 격려에 힘입어 섭이 삼촌은 다시 일어섰다. 징을 들고 거인같은 모습으로 공동체 속으로 들어갔다. 멸치잡이가 끝난 뒤 삼촌은 순지 앞에서 다시 맨발을 보였다. 울긋불긋, 울퉁불퉁 예전과 다른 모습이지만 섭이 삼촌의 발은 앞으로 징처럼 더 단단해질 것이다.

정정아 작가는 도시화로 사라진 멸치잡이 풍습과 노래에 개인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 공동체의 따뜻함을 버무려냈다. 둥근 달 아래 마을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그물을 당기는 모습과 은빛 멸치를 그물에서 힘차게 터는 그림이 잊고 있던 '함께의 힘'을 떠올리게 한다. 다대포 바닷가에서 멸치를 삶아내는 듯 구수하고 정감 있는 삶의 냄새가 느껴지는 책이다. 
 
부산일보=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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