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더 불안해지고 있다. 사진은 스터디룸에서 공부 중인 취업준비생.

코로나19 확산에 각종 시험 연기
김해기업, 상반기 채용 취소 늘어
취준생 "취업문 좁아질까봐 걱정"



코로나19 여파로 공무원 채용과 각종 자격시험이 줄줄이 연기됐다. 2020년 상반기까지 약 200명의 직원을 채용하겠다던 김해 기업들도 해당 계획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분위기다. 마음을 졸여온 수험생과 취업준비생들은 취업문이 좁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달 28일로 예정됐던 국가직 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응시인원은 18만 5203명에 달한다. 올 상반기 김해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은 6월 13일로 정해져 있다. 8·9급 공무원 총 269명이 임용될 전망이다. 접수는 4월에 시작된다.

감염을 우려했던 수험생들은 우선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허탈감을 호소하며 그동안 유지해온 페이스를 잃지 않을지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또한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이 한 달 간격을 두고 치러지면서 교차 지원 수험생이 늘어 경쟁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내동에 거주하는 한 수험생(30)은 "부산 소재 공무원 학원을 다니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잠시 휴강이 됐다가 이달 초 수업이 재개됐다. 감염 걱정은 덜어 좋지만 시험 준비 기간이 몇 달 더 늘어 페이스 조절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25)은 "연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막상 시험이 미뤄지니 맥이 빠진다"면서 "원래 국가직 합격자 발표 이후 지방직 시험이 치러지는데 이번에는 시험일정이 비슷해서 둘 다 보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걱정했다.

각종 자격시험도 미뤄졌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1일 시행할 예정이던 건축사 자격시험을 4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이외에도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과 가맹거래사, 워드프로세서 등 대한상공회의소가 시행하는 모든 자격검정 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김해지역 기업의 올 상반기 채용계획도 틀어졌다. 지난해 11월 경남도가 공개한 도내 사업체 구인 수요조사에 따르면 김해 업체 중 66개 기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89명의 직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해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부품 수급이 안 되거나 수출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체 모니터링 결과 자동차부품업체의 경우 일부 공장은 가동도 못하고 있다. 있는 직원도 쉬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채용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례면의 한 자동차부품 전문 업체는 수주 부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직원들이 주중 1일을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의료용품을 만드는 한 업체만이 5월께 2~3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 초 졸업한 취업 준비생은 "국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등이 채용을 연기하고 있다. 이러다 채용 자체를 취소하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며 "도서관 열람실은 문을 닫았고 독서실도 찜찜해 당분간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집중력도 감소하고 의욕도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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