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원 씨가 반려견 ‘포비’를 품에 안고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반려견 '포비' 주인 이기원 씨
 다이어트 시켜 비행기 함께 타
"병 걸리지 않게 철저히 관리"



"반려견을 가족 같이 생각하는 문화가 많이 자리를 잡았다지만, 그래도 보통 식사는 따로 하지 않나요? 저희 집 포비는 식사할 때도 가족들과 같은 식탁, 의자에 앉아 밥을 먹습니다. 진짜 '사람' 같죠?"
 
김해 동상동에 거주하는 이기원(28) 씨는 반려견 포비(수컷·6살·포메라니안)와의 생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비록 동물이지만 사람으로서의 가족이 한 명 더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가족이 된 지도 어느덧 6년째인 이 씨와 포비는 슬플 때나 행복할 때마다 함께 울고 웃으며 감정을 나누는 등 깊은 유대감을 공유하는 관계가 됐다.
 
이 씨와 포비는 지난 2015년 5월 처음 만났다. 당시 생업·학업에 종사하느라 바쁘게 생활하던 그의 가족들은 집에 귀가했을 때 입구에서 꼬리를 흔들며 자신들을 반겨줄 반려동물의 존재를 원했다. 고양이보단 강아지를 선호했던 이 씨 가족들은 결국 인근 애견숍에 방문해 포비를 데려왔다. 포비가 태어난 지 3개월 됐을 시기였다.
 
이 씨는 "사실 그 당시 나는 외출했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로 집으로 귀가해 포비를 만나게 됐었다. 얼떨결에 새 식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며 "하얗고 작아 너무 귀여웠는데 쌍꺼풀까지 있어 정말 사랑스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름도 처음엔 '포비'가 아니었다. '솜사탕', '흰둥이' 등 부드럽고 하얀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이름이 가족들의 입을 거쳐 갔다. 하지만 결국 '포메라니안'에서 따온 '포비'가 정식 이름이 됐다. 이 씨는 "지금 생각해봐도 역시 포비는 '포비'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씨가 반려견을 제대로 키우는 것은 포비가 처음이다. 유년시절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3번 정도 있었지만 모두 적응하지 못해 지인에게 분양하곤 했다. 그래서 포비에 대한 이 씨의 애정이 더 크다.
 
포비는 성격이 순해 평소 잘 짖지 않고 말썽을 피우는 경우가 없다. 사람이 취침하는 시간에 맞춰 얌전히 수면을 취하고 배고픔·심심함을 이유로 이 씨를 귀찮게 하지도 않는다. 이 씨는 "집에서는 물론 함께 외출을 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여러 모로 키우기가 편해서 좋다"며 "털이 많이 빠져 손이 자주 가는 것은 조금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비를 강제로 다이어트 시킬 수밖에 없었던 웃지 못 할 사연도 공개했다. 2016년 설 연휴를 맞아 가족여행으로 제주도를 가게 됐는데, 이 씨는 반려동물의 몸무게가 5kg이 넘을 시 동물은 화물칸을 이용해 제주도까지 이동해야한다는 규정을 접했다. 포비와 함께 비행기 여행을 하고 싶었던 이 씨는 어쩔 수 없이 포비에게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며 몸무게를 조절했다. 결국 5kg이하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포비는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 씨와 포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다만 이 씨는 "사람이 많은 곳은 최대한 피하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산책·운동을 하고 있다. 귀가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포비의 발과 털도 잘 씻어주는 등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동물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포비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포비가 아프지 않고 오래 내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이 포비를 만나 행복한 것처럼 똑같이 포비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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