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재개하는 학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해 소재 학원의 휴원율도 약 22% 밖에 되지 않는다. 사진은 내외동 학원 밀집 건물 전경. 이경민 기자

개학 연기 속 학원 재개 늘어
김해 학원 휴원율 약 22%
학원 "임대료·인건비 등 부담"
정부, 문 연 곳 집중 점검키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속만 타들어갑니다."
 
김해 장유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A(40) 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건물 임대료에 강사 월급, 공과금 등을 내야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2주 동안 학원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더욱 큰 고민은 수업 재개시기를 언제로 정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과 강사 등 모두의 안전을 위해 휴원에 동참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며 "계속 휴원을 하자니 경영상 유지비가 부담이 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하려니 혹시나 우리학원이 또 다른 집단감염의 고리가 될까 겁이 난다"며 울상을 지었다. 
 
교육당국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학교 개학을 1주일 연기했다. 이후 한 차례 더 미루면서 현재 개학은 오는 23일로 정해졌다. 정부는 동시에 학원 휴원도 함께 권고했다. 초기 대부분은 이에 동참했으나 최근 학원가에서는 더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수업을 재개한 부산의 한 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의 학원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학습 공백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과 학원 운영난이 맞물리면서 운영을 재개하는 학원들이 속속 생겨났다.
 
김해교육지원청에 접수된 김해 소재 학원의 휴원신청서 현황에 따르면 9일 오후 기준 휴원율은 전체의 약 22% 밖에 되지 않는다. 총 1186곳의 학원 중 266곳만이 휴원신청서를 제출했다. 교습소의 경우도 총 333곳 중 77곳이 신청서를 냈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초기에는 학원의 참여율이 높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인 문제로 수업을 다시 재개하는 곳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휴원율이 50%에 가까웠다"며 "그러나 휴원 기간이 2주를 지나면서 경영난에 더는 버티기가 어렵다는 곳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법을 근거로 학원에 휴원 권고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앞으로 경남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각별히 신경 써서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최근 수업을 재개하는 학원이 늘자 더욱 강한 조치를 내놓았다. 계속해서 문을 여는 학원에 대해서는 다중이용시설 지침과 시설 방역 상태, 학원 운영 및 소방 안전 관련 법령 준수 등을 집중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확진자가 나오는 학원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반면 휴원에 따른 영업 피해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원에는 대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다른 업종과 달리 학원은 장기휴원 시 이탈한 학생이 재등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국세청 소득신고액을 기준으로 삼아 휴원에 따른 손실을 계산해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