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수기념박물관에서 '서원 선비의 숨결을 느끼다' 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 인재양성의 요람이었던 서원을 재조명한 사진전이 인제대 백인제기념도서관 내 김학수기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통문화의 미를 담백한 시각언어로 기록해온 사진작가 안장헌 씨의 '서원, 선비의 숨결을 느끼다'전이 그것.
 
이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을 비롯해 퇴계 정신의 본산인 도산서원, 붓으로 그린 듯 예리한 형상이 일품인 필암서원,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물로 손꼽히는 병산서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원들의 모습이 시각예술로 전해진다.

▶서원의 풍경
서원은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요람이었던 곳이다. 당시 명성을 날리던 학자들이 머무르며 선현들에 대한 제향과 함께 수많은 인재를 양성했고, 지역 공동체를 이끌던 정신적인 지주이기도 했다.
 
사진예술로 승화된 서원의 풍경에서는 한국 건축문화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서원의 풍경.

'자연에서 배운다'는 순리를 실천하려는 듯 자연 속의 한 부분이 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어느 서원의 대청마루에서 바라다 본 풍경은 지금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안과 밖의 경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것 같다. 처마의 유려한 미와 기와의 정제된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는 서원의 풍경.

▶기억에서 잊혀진 존재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 안장헌 사진작가.
안장헌 작가는 충남 당진 출생으로 지난 1974년부터 문화재를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순흥 안 씨인 그는 제향을 위해 소수서원에 갔다가 서원에 대한 사진작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전국 백여 곳이 넘는 서원을 수차례씩 드나들면서 서원의 면면을 기록했다.
 
서원을 드나들며 그가 느꼈던 것은 잊혀져 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아쉬움이다.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서원은 시대가 바뀌면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능함으로 비쳐지곤 했다. 선비 역시 그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이 사실. 하지만 작가는 그러한 논란에 집중하기 보다는 서원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정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옛 교육기관으로서 향촌사회를 이끌어온 구심점이었던 곳. 그리고 자연을 벗삼아 한국적인 건축의 아름다움을 몸소 실천했던 상징으로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
 
작품 속 서원에는 인기척이 드물다. 예전같으면 글 읊는 소리로 가득할 곳이겠지만 교육제도의 변화와 시대의 변화가 서원을 옛 시간 안에 가둬 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 속 서원을 응시하고 있으면 왠지 글 읊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정조가 하사했다는 경장각 편액.

인제대 박재섭 백인제기념도서관장(한국학 교수)은 "서원은 한국인들의 정신세계를 만들어 온 공간이다. 사찰만큼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서원 그리고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55-320-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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