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 개학 2주일 더 연기
각급 학교 학사일정 전면 조정해야
대학입시 앞둔 수험생 큰 부담될 듯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2주일 더 연기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전국 학교 개학일은 원래 3월 2일이지만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지속하면서 총 5주일 미뤄지게 됐다.

교육부는 학교 개학을 지난달 23일 1주일 미뤘다가 이달 12일 2주일 더 미뤘다. 이날 발표는 3차 개학 연기다.

정부가 개학을 2주일 더 미뤄 4월 개학을 확정한 이유는 개학 시 학교 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는 데다 그럴 경우 학생이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의료계와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개학 연기 권고와 학부모 다수의 찬성 의견도 정부가 세 번째로 개학을 연기한 배경이 됐다.

개학이 세 번째 연기되면서 각급 학교 학사일정이 전면 조정되게 됐다.

통상 '중간'과 '기말'로 나뉘어 한 학기에 두 번 치르는 정기고사를 한 번밖에 치르지 못할 것으로 보여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이 특히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총 25일만큼의 수업일이 휴업일로 바뀐다. 휴업일이 15일을 넘어서게 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학교장이 재량으로 연간 수업일수를 법정 최소치(유치원 180일·초중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감축할 수 있다.

수업일수에 비례한 수업시수(이수단위) 감축도 허용됐다.

고교생의 경우 3년간 총 204단위(1단위는 50분짜리 수업 17회)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어 연간 68단위의 수업을 듣는다. 이러한 이수단위는 줄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일수가 줄면 하루에 들어야 하는 수업량이 증가해 그간 수업일수와 이수단위를 함께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고교는 4월 초 개학 시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통 중고교들은 휴일이 많은 5월이 시작되기 전 4월 말에 중간고사를 실시한 뒤 7월 초 기말고사를 보고 7월 15일 전후로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다만 올해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 고등학교 3학년생 부담을 덜어주고자 일정상 어려움에도 5월에 무리하게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가 있을 수 있다.

사실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그러나 고3 학생들은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매우 중요하다.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마지막 내신시험이자 가장 반영률이 높은 시험이어서다.

대학 수시모집에는 고교 3학년 1학기까지 내신성적이 반영된다. 대학이 수시에서 고교 내신성적을 학년별로 차등해 반영하는 경우 통상 고3 성적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학교들에도 고3 1학기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지필평가를 한 번만 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2주 정도로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개학이 워낙 늦어 학교들이 방학을 줄이지 않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행하기 위한 수업일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수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여름방학이 짧아지는 것 또한 부담이다. 자기소개서 작성 등 수시준비를 여름방학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학습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서울 외 지역 수험생은 여름방학 때 서울 학원가에서 공부가 부족한 과목의 사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수험생도 여름방학이 줄어드는 것이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학이 연기되는 동안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은 오후 7시까지 계속 제공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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