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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우리의 공동체 정신시론
  • 수정 2020.03.25 09:06
  • 게재 2020.03.25 09:04
  • 호수 464
  • 11면
  • 칠산 이홍식 시인·수필가(report@gimhaenews.co.kr)
▲ 칠산 이홍식 시인·수필가

2020년 최대의 화두는 아마도 코로나19가 될 것 같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이처럼 무서운 기세로 번질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벌써 3달이 지나고 있는데도 수그러들기는커녕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번지면서 마치 지구 전체가 미지의 외계인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영화 <기생충>으로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쾌거는 순식간에 화젯거리에서 물러났다. 영화관, 공연장은 물론 운동경기장까지 폐쇄되고 모든 집회와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었다. 마스크 착용은 생활의 필수가 되었다. 바이러스 위험이 상존하는 일상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공동체 삶의 새로운 예절이 생긴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공동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광주지역 43개 기관단체로 이루어진 한 공동체는 특별담화문을 통해 대구 코로나19 확진자들을 광주에서 격리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5.18 당시 수많은 손길이 광주와 함께했듯이 지금은 빚을 갚아야 할 때라는 말을 덧붙였다. 병상이 없어 방치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대구의 안타까운 상황을 함께 해결해 보자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김해도 삼방 전통시장을 비롯하여 경전철 역 구내매장과 개인 상가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김해시의회에서는 착한 임대료 운동의 동참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긍정적 현상이다. 누군가가 강요한 일도 아니고 보여주기식의 위장된 선의 또한 아니다. 그저 가슴이 이끄는 대로 자발적으로 움직인 풍경들이다.

우리 주위에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방역과 치료에 전념하고 불안과 공포를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는 미담의 주인공들이 있다. 하루 한 시간 남짓의 수면으로 버티면서 방역 관리에 사력을 다하는 의료진과 공직자들이 있고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에게 음식 제공이나 전화로 위로하는 온정 넘치는 이웃들도 있다. 그뿐인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에 방역물품을 보내는 개인과 단체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험지로 뛰어드는 재난구호 의병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렇다. IMF 때도 그랬고 지난해 고성 산불 때도 그랬다. 이처럼 아름답고 의로운 국민이 있기에 우리는 그 어려운 시련을 모두 극복해낼 수 있었다. 이번 코로나19 재난도 슬기롭게 극복해낼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재난 극복은 당국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국민의 참여와 협조가 절대적이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당국에서 권고하는 행동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마스크 착용과 기침할 때 입 가리기, 손 씻기는 기본이다. 또 방역물품의 사재기나 악성 유언비어 유포 같은 정보 전염병을 퍼뜨리는 몰지각한 행위 또한 근절되어야 한다. 이런 작은 일들이 우리의 공동체 정신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파동은 최대의 경제 위기였던 IMF 때보다 더 심한 국가적 재난임이 분명하다. IMF 때는 경제만의 문제였지만 지금 이 사태는 그야말로 난중지난(難中之難)의 위기이다. 국민의 생명과 일상, 교육과 문화, 경제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 안전지대가 없고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감염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헌신, 일상적 자가격리 속에 소중한 이들과 가능한 한 담담하고 즐겁게 이 고난과 역경을 버텨 내려는 노력이 우리를 지켜낼 것이라 믿는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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