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돈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차디찬 겨울을 이겨낸 나뭇가지마다 연초록빛 새싹이 돋아나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봄날이 왔다. 그러나 2019년 말 중국 우환에서 발병한 유행성 전염병인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지구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잔인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20일 중국인 방문객이 최초의 감염자로 확진된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한 달 후 특정 종교 집단을 통해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비상 대책을 세우고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개학을 세 차례나 연기했다. 그럼에도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4월 6일 개학도 여의치 않게 됐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은 최근 각계 각 층의 의견을 수렴한 후 지역이나 학교별로 '등교 개학' 대신 '온라인 개학'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밝힌 원격수업 방식은 교사·학생 간 '쌍방향 화상 수업', EBS나 강의 영상을 통한 '콘텐츠활용 수업', 과제를 내고 피드백을 받는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 크게 3가지다. 교육부는 온라인 학급방 개설, 전자책 등 학습자료 확충, 원격교육 방법을 공유하는 '1만 커뮤니티' 운영, 교사를 위한 '원격교육 가이드' 제공, 원격교육 통합지원 사이트 개설 등을 통해 4월 5일까지는 원격수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는 인상을 주고 있어 온라인 교육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온라인 개학'에 따른 문제점은 하나, 둘이 아니다. 온라인 프로그램, 컴퓨터 등 제반 온라인 교육 여건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와이파이나 웹캠 등 기본 장비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이에 대한 사용법에 대한 선생님들의 능력도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서둘러 실시하기보다 교육 당국에서는 원격수업 프로그램과 인프라 구축, 컴퓨터 관련 기기 사용 연수를 통해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교사의 온라인 학습지도 능력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로 하여금 온라인 학습에 대한 흥미와 학습 밀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컴퓨터와 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농어촌 학생들에 대한 특별 지원, 맞벌이 부부의 자녀는 부모가 퇴근한 후 자녀 출석이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하거나 긴급 돌봄 교실에서 원격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 편의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가정 형편에 따라 온라인 학습 시간표에 맞춰 학습 관리를 해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 온라인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를 통해 온라인 수업 대책을 세세하게 수립하고 디지털 환경 격차에 따라 상위계층과 취약계층 학생 간 지식 격차 해소와 학습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또한 등교 개학이 연기될 경우, 온라인 개학 기간을 활용해 정부와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개학을 할 수 있도록 학교의 방역체계와 자원을 충분히 갖추고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유럽의 황폐한 상황을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을 통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고 노래했다. 이번의 코로나 19에 따른 총체적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위기 극복에 강한 DNA를 지니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세계 속에서 더욱 강하게 빛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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