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그리운 그 작가>의 저자는 책을 낸 계기가 최인호 때문이라고 했다. 2014년 서평 전문지 <책과삶> 편집주간으로 연재 기획을 준비하던 저자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마련된 '작가 최인호의 특별 코너'를 우연히 보게 됐다. 타계 1주년을 맞은 최인호가 사무치게 보고 싶어졌고 '그리운 그 작가'란 기획을 했다. 2년 넘게 이어진 기획 연재에는 시인, 소설가, 에세이스트, 동화 작가 등 28명이 작가들이 등장했다. 그 기획을 단행본으로 낸 것이 이 책이다.
 
우리 문학사를 찬란하게 빛낸 작고 작가 28명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책의 묘미. <별들의 고향>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 <겨울 나그네>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최인호의 집필실과 작가의 이름이 인쇄된 전용 원고지, 뚜껑 열린 만년필을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넉넉한 모성애는 감동을 준다. 2011년 타계 직전 그는 자신이 죽거든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무소유를 실천한 에세이스트 법정(1932~2010) 스님의 삶은 깊은 울림을 준다. 스님은 1976년 33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간 초대형 베스트셀러 <무소유>를 출간했다. 2010년 열반에 들면서도 스님은 "다음 생에 말빚을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고 했다.
 
책에는 권정생, 박태원, 이상, 황순원, 조지훈, 이문구, 백석 등 많은 작가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천진무구한 어린 시절, 문학과의 운명적 만남,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삶의 끝자락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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