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만든 쿠키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고사리 손으로 쿠키를 만들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사진/박현주 기자

프로그램 참여 초등생 40여명
요양병원에 전달하며 한뼘 성숙
"역사공부 '가야문지기'도 재밌죠"

"내가 제과제빵사가 된 것처럼 재미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쿠키를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갖다드릴 생각을 하니 기분도 좋아요."
 
초등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재미난 모양의 쿠키를 열심히 만들었다.

김해시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의 초등학생 4~6학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 40여 명은 지난 25일 '사랑나누기 쿠키만들기' 체험을 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쿠키를 만들고, 이를 진영 효능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전달했다. 아직은 보호받는 입장이지만, 어린이들도 이 사회에서 나눔과 베품을 실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지난 25일 오전 10시께 김해요리제과제빵학원은 앞치마를 두른 꼬마요리사들의 밝은 웃음과 달콤한 향기로 가득했다. 어린이들은 조원들끼리 아이디어를 내고 힘을 합쳐 서툴지만 반죽을 하고, 모양틀로 쿠키를 찍어내고, 쿠키반죽에 초코칩을 장식하느라 즐겁기만 했다. 자신이 제과제빵사가 된 것 같다는 이지수(진영대창초·6) 양은 같은 조의 안소현(진영금병초·4), 황민예(진영대창초·5), 곽은지(진영대창초·5), 김보성(진영금병·4) 등이 어느새 한 형제가 된 듯 마음도 잘 통한다고 말했다.

엄소영(진영대흥초·6) 양은 "반죽을 너무 얇게 밀면 쿠키가 타 버려요. 두꺼우면 속까지 익지를 않아요. 중간 두께로 잘 밀어야 해요"라면서 한 번 더 만들면 정말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어린이들은 완성된 쿠키를 가지고 진영 효능원으로 향했다. 노인요양병원인 효능원은 지난 달에도 빵을 만들어 방문한 곳이라 낯설지 않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손주 같은 어린이들의 방문과 선물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허도수(87) 할머니는 "이렇게 맛있는 쿠키를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다니 기특하고,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젊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신덕순(42) 복지과장도 "어르신들이 밝고 명랑한 아이들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자글자글한 아이들 목소리와 활기가 이 공간 안에 가득하잖아요. 너무 고맙고, 또 좋은 프로그램입니다"라며 기뻐했다.

이유진(진영금병초·6) 양은 방과후아카데미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 양은 "쿠키 만드는 것도 배우고, 어르신들께 봉사도 할 수 있어 뿌듯해요. 이 프로그램에서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많이 알게 되어 길에서 만나면 서로 인사도 하고요. 친구나 저학년 동생들을 배려하는 법도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또 이 양은 "지난번에 봉화산 마애불에 답사 가서 역사공부도 하고 주변 청소도 했는데, 우리 지역 역사문화를 배우는 동안 자랑스러운 마음이 절로 들었어요"라며 봉사활동과 함께 진행되는 '가야문지기(문화를 지키는 기쁨)'를 소개했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의 초등학생 4~6학년 프로그램은 1년 과정으로, 한 달에 두 번 '가야문지기' 활동과 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 방과후아카데미 박철수(36) 프로젝트매니저는 "이 프로그램은 학원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부터 가르치려 노력합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아이들이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 가고, 1년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다른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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