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을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며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4년 에볼라 그리고 2012~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코로나19도 박쥐로부터 발원되었다는 유전체 분석결과가 나오면서 박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

사스는 관박쥐, 에볼라는 과일박쥐라고 불리는 큰박쥐류, 메르스는 이집트무덤박쥐가 감염원이며 이번 코로나19도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중국의 관박쥐가 유력해 보인다고 한다.

박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0종 이상이 존재한다. 종다양성이 가장 큰 포유류 중 하나다. 개체수도 많고 집단으로 생활하며 날아다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기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동물이다. 또한 박쥐는 특별한 면역체계 때문에 바이러스와 공생을 할 수 있어서 다양한 바이러스를 담고 있는 바이러스 저장소인 셈이다.

우리는 어떤 이유와 경로로 박쥐 몸속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됐는지를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물과 인간의 '종(種)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든다. 미국의 수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에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가 신종 감염병 등장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이 계속되는 한 신종 감염병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감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을 변형해 '에코데믹'(eco-demic), 즉 환경감염병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자연계에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여러 동물을 숙주 삼아 존재하는데 인간들은 도시를 짓고 정착하면서 안정적 식량 공급을 위해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만들어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야생동물들의 공간은 축소되고 다양성과 밀도는 점차 줄어들게 됐다. 또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확장되면서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와 환경오염은 자연생태계를 교란시켜 야생동물 멸종을 가속화시켰다. 그 결과 야생동물들을 숙주로 삼던 다양한 바이러스는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가축과 사람을 새로운 숙주로 삼을 수 있기 위해서 돌연변이를 하고 있다. 

박쥐의 경우 주로 곤충류를 잡아먹는데 환경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곤충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서 먹이를 찾기 위해 야생을 떠나 인간이 사는 지역까지 출몰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중간 숙주를 거치는 등 직·간접적으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 코로나 백신이 빠르게 개발돼야 한다. 각국의 여러 전문기관과 기업들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종으로 다시 인간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산업이 위축 되고 교통량이 현격히 줄어들어서 경제 성장은 멈추었지만 한편으로는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미세먼지가 줄고 하늘이 맑아지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가정의 에너지 소비는 늘어나고 온라인쇼핑과 택배 배달량의 증가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 배출하는 플라스틱은 자연순환과정을 거쳐 종국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미세먼지와 미생물에 못지않게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인류로서는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들은 번식을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박쥐같은 야생의 숙주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축과 인간들은 바이러스들의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종간공통감염병이라 부르게 된 변종 바이러스가 어떤 이유와 경로로 인간에까지 전파되었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해 야생동물은 물론이고 바이러스까지도 공존 공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방법은 없는지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욕심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이에 자연의 임계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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