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철 김해문인협회 회원

글 한 줄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꿔놓는다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이 인간에게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좋은 꽃이 물질의 향기라면 좋은 책은 마음의 향기일 것이며 행복의 바이러스다. 일찍이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안 보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했으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이면서 수학자인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수세기동안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라고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우리 귀에 익숙한 널리 알려진 시인, 이해인 수녀님의 '향기로운 하루를 위하여'라는 시 한 구절을 인용해 본다.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이해인 수녀님은 왜 책을 읽어야 하는 지를 시로 표현했다.
 
유대인의 율법학자들이 사회의 모든 사상에 대하여 구전한 것을 해설하여 집대성 한 책 '탈무드'는 교육의 지침서가 되기도 하고 중국 명나라 말기에 지었다는 어록집 '채근담'이나 중국 춘추시대 말엽에 손무가 지었다는 '손자병법'은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의 귀에는 익숙한 제목들이다. 인류에 영원한 필독서라고 하는 성경책은 가톨릭교인이나 개신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빼 놓을 수 없는 필독서다. 불교신자들에게는 천수경이나 금강경 같은 경전들이 깨달음을 전파하기도 한다.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나의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택시 운전석 옆에는 늘 몇 권의 책들이 분신처럼 따라 다닌다. 단 5분이라도 짬이 나면 책을 펼쳐 보곤 한다. 또한 내 작은 서재에는 아기자기 꾸며 놓은 책장에 빼곡히 차 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들을 호기심에 사 놓고 뚜껑도 열어보지 못한 책들도 적지 않다. 지인들로부터 받은 책들도 바쁘다는 핑계로 목차조차 보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책은 읽음으로서 그 효력을 발생한다. 책이나 신문은 읽지 않으면 휴지와 다를 바 없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김춘수 시인은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했다. 누군가가 그에게 꽃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꽃이라고 불러 주었을 때 꽃이 되었듯이 누가 책을 펼쳐 읽을 때 비로소 책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책을 펼쳐보지 않으면 그 책은 휴지조각과 다를 바 없다. 그 옛날에는 비단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책 한 권쯤은 족히 들거나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짬 날 때마다 사색을 줍고 낭만을 즐기면서 읽곤 했는데 요즘은 책을 든 사람들조차 보기가 쉽지 않다.
 
영상매체들의 눈부신 발전으로 종이책 또는 신문을 보는 독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독서를 즐기던 노년층은 눈이 어둡다고 외면하고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에 빠져 독서를 소홀히 한다. 대형 서점은 물론, 동네 서점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시대에 깊이 길들여진 부류들을 다시 아날로그시대로 환원시키자는 의도는 아니지만 안중근 의사나 데카르트가 한 말들이 디지털시대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경기 북부지방에서 계란 부화부터 닭 사육을 하는 한 모 씨는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이지만 1000여권의 전문서적과 다양한 서적을 탐독한 지식인이다. 기업인으로서 성공한 그는 연간 수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의 사업 성공의 원천과 비결은 독서였다고 한다. 길이 보이지 않거나 길을 찾을 수 없다면 독서에 매진하라. 그러면 길이 보이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