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그 여파로 김해지역 자동차부품 업체 600여곳도 주문량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김해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김해뉴스DB

코로나19 충격 생산량 크게 줄어
 단축근무·휴업 등 비상경영 돌입
 2분기부터 매출급감 현실화 전망
"산업·기업별 맞춤형 대책 필요"



글로벌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추자 김해지역 부품산업도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이달부터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어 김해지역 경제에도 비상등이 깜빡이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 10곳 중 7곳이 가동 중단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최근 글로벌 주요 자동차 브랜드 13곳의 글로벌 공장 가동 상황을 조사한 결과 14개국에 설치된 공장 300곳 중 71%(213곳)가 '셧다운'(일시폐쇄) 상태로 파악됐다.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공장 '셧다운'도 이달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생산라인 엔진이 꺼지자 그 파장이 부품산업에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국내 9000여개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 업체보다 사정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상당수 부품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완성차 공장 가동중단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현금이 바닥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자동차부품산업의 비중이 높은 경남에서 최근 심화되고 있다. 경남 도내 자동차부품산업 관련 기업은 1900여개사이다. 이 중 김해에는 600여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국내외로 부품을 생산, 납품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 중단과 국내 완성차 업체 생산 감소로 납품 물량이 크게 줄면서 단축근무와 휴업 등으로 버티고 있다.
 
김해의 한 자동차부품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납품처인 현대·기아차 해외공장과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가동중단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회사는 임원들이 매월 보수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한데 이어 부·차장과 과장·대리까지 매월 급여 15%, 10%를 각각 자진반납키로 결의했다. 현장직원들도 연장근로 조정에 따른 단축근무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인도에 있는 모기업 공장과 직접수출 공장이 3월부터 사실상 셧다운 된 상태여서 4월부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2분기는 1분기 매출의 반토막 될 것으로 전망돼 비용을 최대한 줄여가며 비상경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의 한 자동차베어링 전문 생산업체도 2분기 매출 급감을 걱정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4월 매출이 급감했고, 5~7월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건비 때문에 5~6월 휴업을 고려 중이지만 직원들도 생활을 해야 하는데 무급휴직은 어려워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는 대출, 분할상환, 상환유예 등을 거론하지만 사실 우량기업만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담보 한도가 남아있지 않아 더 빌리기 어렵다. 그림의 떡인 셈이다"고 한숨지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이미 20~30% 감소한 상태다. 감소폭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또 다른 자동차부품업체는 수출은 물론 내수마저 대부분 중단되자 최근 2차례 부분 휴업을 실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문량이 평소 대비 40% 가량 줄면서 유동성이 나빠져 기존의 대출 이자를 갚는 것도 빠듯하다"고 애태웠다. 
 
지역 부품업계 일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달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위기가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매출감소와 수주절벽이 겹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사상 최악의 불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산업 위기 해소를 위해 김해시와 경남도 등 지자체 차원에서도 지원방안을 찾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수출기업은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산업과 기업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요인에 의해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의 생산 중단이나 판매 급감, 부품수급 애로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신규대출 확대나 기업차입 지원,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