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위를 낮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지만 PC방·볼링장·술집 등의 집단시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현동 기자

 촤근 들어 모임·나들이 잦아져
 일부 시설 방역 지침 준수 느슨
 PC방·볼링장 등 밀접접촉 많아
 교회는 출입 인원 등 제한·체크
"지침 준수 시민의식 유지돼야"



정부가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해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사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해에서는 지난 1일 10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 언제든 신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특히 국내 집단감염의 발원지가 됐던 교회 등 종교시설을 비롯해 PC방, 술집, 유흥시설 등 다중밀집시설은 재확산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왔다. 이후 2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주간은 전보다 수위를 낮춰 완화한 형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종교·유흥·체육시설, 학원 등의 집단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권고도 '운영제한' 권고로 변경했다.
 
해당 시설을 이용할 때는 출입 전·후 발열체크, 간격 유지, 환기 등 방역지침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다음 달 5일까지 시민들이 이 지침들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줄어들 수도 있고 반대로 재확산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였던 김해지역도 최근 들어 시민들의 모임과 나들이 등이 부쩍 많아진 모습이다.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 지침을 잘 지키는 시민이 많지만 일부 집단이용시설의 경우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해뉴스 취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된 지난 25일 저녁, 김해 내외동의 한 PC방을 찾았다. 방문 날짜와 시간, 개인 정보를 적는 명부가 준비돼 있지 않아 그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PC방 입구를 비롯해 중간 중간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고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하고 있었다. 
 
좌석 1칸 마다 '1칸씩 띄워앉기'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 PC방은 특성상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장소다. 손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어 책상위에 올려두거나 턱에 걸친 채 고개를 돌리며 옆 사람과 대화했다. 1칸씩 띄워앉기라는 안내문은 컴퓨터 모니터 뒤로 제쳐둔 채 끼리끼리 옆 자리에 붙어 앉았다. PC방 측이 안내문이 붙어 있는 자리 컴퓨터를 특별히 사용하지 못하게 조치하거나 손님에게 띄워 앉으라고 제재하는 것은 아니어서 손님들은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같은 날 내외동의 한 볼링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말 저녁이면 수백여 명의 사람이 왕래하는 시설임에도 손 소독제 외 특별한 방역 절차나 안내는 없었다. 대형 선풍기 몇 대가 내부를 환기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가까운 거리에서 볼링을 즐겼다. 특히 대부분의 자리에서 몇 개의 볼링공을 불특정 다수가 돌려가며 사용하고 있었고, 하이파이브를 자주 하는 등 손 접촉 빈도도 높았다. 볼링장, 술집 등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더 철저한 방역 지침이 요구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 동상동의 한 교회 신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종교 시설의 경우 유흥시설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출입인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동상동의 한 교회는 지난 19일까지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다 26일부터 현장 예배를 시작했다. 최대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에는 코로나 사태 전 참석 인원의 4분의 1 수준인 100여 명만 참석했다. 
 
교회 측은 출입 인원을 쉽게 체크하기 위해 1·2층 출입문은 폐쇄하고 예배당이 있는 3층 출입문만 개방했다. 발열검사 통과 후 손 소독제를 사용한 신도만 예배당으로 들어가게 했고 실내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신도들은 그 간의 안부를 묻는 등 서로 반가움을 표했지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최대한 피했다. 
 
예배당 안에서도 신도들은 거리를 두고 착석했다. 자리 사이마다 공간을 만들어 사회적 거리두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존에 제공하던 점심 식사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 교회 관계자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면서 현장 예배를 진행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예배가 끝나면 건물 내부, 각 좌석을 소독하고 있다. 교회시설이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되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시민들의 다중밀집시설의 이용 자제와 방역지침 준수가 함께 지켜져야 한다. 지금까지 거리두기를 잘 지켜온 것처럼 집단시설을 이용할 때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시민의식이 유지돼야한다"며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코로나19의 전파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고 5월 5일까지 모임·행사 등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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