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에서도 머리가 좋기로 유명한 민족 중 하나라고 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부지런함입니다. 세계 어디에 던져놓아도 부지런함으로 버티고 살아내면서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냅니다. 끝으로 한국 사람은 위기에 강한 민족입니다. 잦은 외구침략을 버텨오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코로나블루 현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수도, 기간도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우울한 감정은 커지고 위기에 처한 개인과 단체, 기업들의 시름도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애씀과 희생,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빛을 발합니다.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는 방역모델이 됐습니다. 
 
여기서 한국인들의 창의력이 또 회자됩니다.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천 마스크를 만들고, 마스크구매 5부제를 운영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오랜만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행사와 공연 등이 주 수입원인 예술인들과 기획사, 렌탈 업체 등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도입국자 자녀들도 무방비 상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아이들이 온라인 개학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이 일과 관련해 실제 중도입국 학생들을 지도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한 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더빙스쿨'이라는 프로젝트를 알게 됐습니다. 사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시작된 온라인 개학은 일반 학생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e학습터와 EBS교육방송이 개학과 동시에 서버가 다운되는 등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중도입국자의 경우에는 언어의 장벽으로 아예 학습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빙스쿨은 이러한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번역, 통역, 영상제작과 편집까지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수많은 감동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와 해외 교민회 등 수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한국의 저력입니다. 과거 동네에서 아낙들이 동냥젖을 내어주거나, 옆집아이의 밥을 챙겨주며 한 동네가 우리 자식들을 함께 키워냈던 이야기가 현대판으로 글로벌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공동체문화의 핵심인 두레와 품앗이가 이제 21세기형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요즘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아직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어내는 반전매력!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지금 우리는 지속가능한 일들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지속가능성은 누군가의 자금과 노력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결국 이 일은 이것을 인지하고 함께 꿈꾸어 어느 자리에서든 같은 방향으로 각자의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시민들이 이뤄 내는 것입니다.
 
도시재생이나 문화도시 등 근래에 진행되고 있는 많은 국가사업들이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속적이지 않은 이유는 함께하는 시민들의 역량과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연구자와 실무자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행정은 힘을 빼고,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며 서서히 변화되고 있지만 조금만 더 속도가 나면 좋겠다는 욕심이 납니다. 
 
지금은 지속가능한 희망을 꿈꾸며 잠시 움츠리고 있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텨내고 꿈꾸는 역량 있는 시민임을 믿습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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