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권병표내과의 권병표 원장이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권병표내과

지방간, 담낭 질환 등 증상 없어
B·C형간염 위험하지만 방치 쉬워
정기적 복부 초음파검사 등 필요
금주나 운동·생활습관개선이 우선



영업사원인 김 모(43) 씨. 김 씨는 업무 특성상 일주일에 3~4번씩 술자리를 갖는다. 술자리마다 소주 2~3병씩은 마신다. 간혹 피곤할 때도 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신체 이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회사 건강검진 때 지방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검진 결과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대로 방치하면 지방간이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고, 간암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김 씨는 의사 지시에 따라 금주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하기 시작했다.
 
김해 권병표내과 권병표 원장은 "정상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정도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 한다"며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쉬운데, 지방간이 더 심해지면 지방간염이 되고, 이 중에서 20~30%는 간경변증으로, 또 간경변은 간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지방간은 보통 복부 초음파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 복부 초음파검사란?
 
복부 초음파검사는 크게 상복부와 하복부(골반) 검사로 나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상복부 초음파검사와 충수돌기(맹장염) 진단을 위한 초음파검사 등이다. 일반적으로 상복부 초음파검사를 많이 한다. 이 부분의 인체장기인 간, 담낭, 담관, 췌장 등의 진단을 위해 사용된다. 초음파는 비장과 신장 등도 검사한다. 최근에는 내분비 기관인 갑상선 종양과 유방암의 진단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만성 간염 환자의 간 경변 이행여부와 간암 발생을 보기 위해 복부 초음파를 이용해 질병 경과를 추적 관찰한다. 각종 암이 간으로 전이되었는지 검사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초음파검사는 통증이나 위험성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엑스선 촬영이나 방사선 동위원소 검사처럼 방사선에 의한 피폭의 염려가 없기 때문에 임신부나 유아도 안심하고 검사할 수 있다. 하지만, 초음파는 공기, 지방, 뼈 등은 잘 투과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비만환자는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 복부초음파로 잡아내는 대표 질환은?
 
앞서 김 씨처럼 지방간 여부는 복부 초음파로 알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26만7352명이었던 지방간 환자는 2019년 41만4498명으로 무려 55%나 증가했다. 과음, 운동 부족 등 건강치 못한 생활이 지방간을 부르는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알코올(술)이 주원인이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에너지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이나 지방간을 일으키는 약제 등과 관련 없이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담낭 질환도 복부 초음파로 진단 가능하다. 조금 생소한 장기인 담낭은 우리 몸에 없어도 일상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병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게 문제다.
 
담낭은 기름진 음식 소화를 돕는 작은 기관이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면 담낭 건강이 이미 나빠진 상태일 수도 있다. 대표적 담낭 질환은 '담낭결석'이다. 복부초음파를 찍으면 95% 정도 발견할 수 있다. 담낭결석이 있어도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담낭암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간염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병이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 환자 72%는 B형간염 바이러스, 12%는 C형간염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B형간염은 태아 시절 어머니가 보유하고 있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간경화)으로 진행되다 나이가 들면 간암으로 이어진다. 
 
C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최근 주사기 공유(약물 남용자)가 주요 원인 경로로 보고되고 있다. 비위생적인 침술, 피어싱, 문신 등도 원인이다. 하지만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 자신이 병을 아는 사람은 35%에 불과하며, 검진율은 12%로 낮고 질환 인지도 또한 매우 낮은 편이다. 
 
권병표 원장은 "B형, C형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지방간 및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은 간암 고위험군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위험군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간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특히 "대부분의 질환이 그렇듯 예방이 곧 치료이다"며 "평소 술을 줄이고, 체중관리, 운동 등 생활습관개선이 중요하며, 정기적인 검진 등으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 권병표내과 권병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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