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근로자가 줄어들어 영농철을 앞둔 김해지역 농가들이 일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현동 기자

코로나19로 인력 수급 차질
한 해 농사 망칠까 '발 동동'
구인난에 판로도 끊겨 이중고
농번기 일손 돕기 운동 '단비'



본격 영농철을 앞두고 김해지역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인력 부족을 메워주던 국내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들자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되지만 당장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는 힘들 전망이어서 난감한 실정이다. 그나마 김해시와 농협 등 각종 단체가 농번기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어 '가뭄에 단비'처럼 고마울 따름이다. 
 
가뜩이나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농가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더 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다보니 농민들은 시기를 놓치거나 수확에 차질을 빚어 한 해 농사를 망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김해 삼정동 전산마을에서 '전산쌀'을 생산하고 있는 이승원(30) 씨는 최근 가족·동료 등 10여 명과 함께 모판 만들기 작업을 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인근 인력사무소에서 외국인 근로자 4명을 추가로 고용해 함께 일했다. 모판 만들기 작업은 이달 중순까지 2번 더 진행된다. 
 
이 씨는 "쌀농사의 경우에는 최근 들어 많은 부분이 기계화 됐기 때문에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영농철인 지금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한 작업들이 있다"며 "모를 심는 작업을 할 때도 2~3명은 지속적으로 쓴다. 근로자를 추가로 고용하지 않으면 자체 인력만으로는 사람을 쓸 때에 비해 3분의 1 정도 밖에 일을 해내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요즘은 일 할 수 있는 근로자를 찾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고 인건비도 비싸져 농가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판로가 막혀 매출도 크게 감소해 부담은 가중됐다.
 
이 씨는 "쌀을 납품하던 업체들이 운영을 하지 않는 탓에 판로가 끊겨 매출이 30%가량 떨어졌다. 모판 만드는 작업도 여유가 있으면 7명까지 쓰고 싶지만, 인건비 부담 탓에 4명만 고용했다"며 "앞으로도 농사일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최소 2개월 이상은 지속적으로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는데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인건비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 칠산서부동 화목들녘에서 올해 김해평야 첫 모내기 작업이 실시됐다.

칠산서부동의 한 농가 관계자 역시 "일손이 필요한 시기인데, 들어오기로 예정됐던 필리핀 노동자들의 입국시기가 늦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소 10명은 필요한데 지금 한 명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국내 인력을 고용하려고 해도 대부분 농촌 근로를 기피하고, 인건비도 부담스럽다. 정부·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와 농협 등도 농가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덜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촌지역의 적기 영농에 도움을 주려고 지역 차원에서 농촌일손돕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는 인력풀을 구성해 구직자와 농작업자간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유급인력을 연결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농가 일손부족 어려움을 동시에 해소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업체, 유관기관, 자원봉사단체 등 시민들이 농촌일손돕기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농촌일손돕기가 코로나19 장기화, 농촌 고령화, 고임금 등으로 어려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농가 지원과 소득 안정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시는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부터는 육묘상자처리제와 완효성비료를 먼저 지원한다. 육묘상자처리제는 ㏊당 11봉을 관할 읍면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배분하며 완효성비료는 ㏊당 23포를 지원한다. 포당 1만 3000원을 지원하고 지역농협에서 자율구매 후 보조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모내기가 완료되는 6월에는 벼 육묘생산비 11억 원을 지원하고 7월과 8월에는 항공방제와 2차 방제농약을 지급한다. 또한 농기계임대사업소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일손 부족 사태를 농기계로 일부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김상진 소장은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 농가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관기관과의 협력, 공무원·자원봉사자 투입 등 영농철 일손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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