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미 김해문인협회 회원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친척이 한자리에 만나기란 쉽지가 않고 형제, 자매도 그러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외로움도 크고 심리적 불안을 겪기도 한다.
 
정 문화를 가진 우리 민족은 혈연과 지연, 학연을 중시하지만 정을 주고받으면서 이웃과 가까이 지내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이사를 했을 때 떡을 돌리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며 친해지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사 떡이 이웃과 친분을 쌓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다세대 주택에 이사하고 떡을 돌렸는데 낯선 사람이 준 떡에 뭐가 들었는지 몰라 거절하더라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삭막하게 만든 것인지 씁쓸해졌다. 
 
필자는 감사하게도 이렇게 삭막한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상담 일을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심리지원 바우처 신청을 받을 때면 이용자 부모의 서류작성을 돕기도 하고 필요시 차량 지원을 하기도 한다. 또한 대상자 선정과는 무관하게 차도 마시고 점심을 함께 먹기도 한다.
 
마음이 허기진 대상자 부모를 만나서 오롯이 그 사람의 관점에서 대화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면 라포가 형성되고 신뢰가 쌓여 각별한 정 문화를 느끼게 된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선생님 우리 집 아이가 물건을 훔쳐요. 어떻게 하면 좋죠?" 가끔 이렇게 질문하는 부모가 있다. 이 경우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원인을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령 정말 용돈이 부족해서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댈 수도 있고 관심을 받고 싶어 일수도 있다. 학교생활과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도 점검을 해 봐야 한다.
 
단번에 해결 할 것이라는 급한 마음은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오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제자리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비난은 피해야 한다. 도벽이 생겼을 때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야 하는 것이다.
 
심리상담은 대면상담을 기본으로 한다. 얼굴을 마주보고 눈빛과 손짓, 발짓에서도 심리를 알 수 있어야 한다. 내담자마다 개인차가 있어 상담기법도 한 가지만을 고집하기 어렵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미술을 매개체로 접근하면 라포형성이 쉽고 접근도 가능하다. 그러면 모든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느냐가 관건인데, 그림을 싫어하고 사람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꼭 '졸라맨'을 그리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이도 있다. 
 
HTP(집, 나무, 사람) 그림검사에서 집은 전반적으로 가정생활과 가족관계를 반영한다. 사람 그림이 의식적인 측면을 반영하는 반면 나무 그림은 더 깊고 무의식적인 감정을 반영해 준다. 그 외에도 위치, 선 등 다양하게 해석도 된다. 때문에 상담자에게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된다.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 내담자가 두 번, 세 번 아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실수에 좀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그림을 그리라고 해도 주뼛주뼛 눈치만 보고 망설이는 아이도 있다. 그럴 땐 "괜찮아. 그릴 수 있는 데까지 그려봐"라고 안심을 시키고 못 그리는 그림을 다 그렸을 때 폭풍 칭찬과 피드백을 해주어 용기를 주는 역할도 상담자의 몫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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