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뉴스 독자위원·전 이두희 김해시테니스협회 회장

필자는 유년시절 낙동강에 대한 아주 정겨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7, 8월이 되면 종종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낙동강에 가서 조개, 재첩 등을 채취하고 물놀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가뭄이 들어 마을 우물이 말라버리면 마을 사람들은 물지게를 지고 물을 길러 식수로도 사용할 만큼 당시 낙동강 물은 맑고 깨끗했다. 낙동강에는 재첩, 민물새우, 소라 등이 풍부해 가난했던 시골마을 사람들의 영양을 보충하는데도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후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부터 낙동강 물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어느 덧 식수는 물론 강에 들어가기조차 두려운 상태로 변해 버렸다.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나면 강가로 죽은 물고기들이 밀려오기도 했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낙동강에서 재첩 등을 구경할 수 없게 됐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낙동강 상류지역에 대구 염색공단, 구미공단 등이 생겼다. 일부 악덕 기업주들이 홍수가 나면 오염된 폐수를 무단 방류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그로부터 수 십 년 동안 낙동강 살리기에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 조금씩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주 연휴 때 낙동강 변을 따라 아름답게 이어진 지방도를 타고 정든 내 고향 의령군 백산마을을 다녀왔다. 김해를 출발해 창원시 구역인 낙동강변의 본포수변 생태공원 입구에 다다르자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수백 미터를 이어져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궁금해 차례를 기다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원인은 연휴를 맞아 몰린 나들이객이었다. 본포수변 생태공원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서 초여름 같은 날씨의 연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겨우 주차할 곳을 찾아 차를 세우고 본포수변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주변을 살펴보니 부모님 모시고 3대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가족, 아이들과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젊은 부부 가족 등 휴식을 즐기는 모습들이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귀여운 남매의 투정과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니 제법 신나게 뛰어논 모양새다.
 
강가로 걸어가 강물을 바라보니 얕은 곳은 강바닥의 수초까지 보였다. 생각보다 맑은 강물에 놀라움을 느꼈다. 항상 탁한 낙동강 물로 인식이 돼 있었는데 말이다. 강변을 따라 이어져 있는 자전거 길을 따라 20여분을 걸었다. 잘 복원돼 있는 강 주변의 습지들이 너무나도 눈에 익어 나의 옛 고향인 듯 착각할 정도였다.
 
잠시의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고향으로 향했다. 가다보니 중간 중간에 또는 강 건너편에서도 상당한 인파의 나들이객들을 눈에 들어왔다. 고향에 이르기까지 펼쳐진 낙동강의 아름다운 자전거 길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낙동강 생태공원은 어느 덧 일상에 지친 국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된 듯했다. 
 
이젠 이 낙동강을 따라 더욱 편안한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각종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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